탄핵 주도 세력과 전쟁 선포
“신생 새누리당 입당하겠다”
“국민이 결정” 대선 출마 시사
강성 친박계로 분류되는 조원진 의원이 8일 “얼치기 우파 정당은 안 된다”며 자유한국당을 탈당했다.
조 의원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열린 ‘제5차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국민대회’(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오늘부로 한국당을 탈당한다”며 “애국 국민들의 종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거짓과 선동과 음모와 편파 방송에 의해 탄핵됐다”며 “탄핵을 주도했던 세력, 대한민국의 정체성인 자유민주주의를 무시하고 민중민주주의로 가자고 하는 종북 좌파 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보수당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조 의원은 “이번 대선을 계기로 진정한 우파 정당이 어디인가를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얼치기 우파 정당도, 얼치기 좌파 정당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얼치기 좌파’는 홍준표 한국당 대선후보가 국민의당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좌파 본산(本山)인 더불어민주당의 분파(分派)라는 의미다. 그러나 본류가 아니기는 한국당도 피장파장이라는 것이다.
조 의원은 이어 “애국 국민들께서 생각하는 게 바로 이 진정한 우파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는 진정한 우파 정당의 승리 아니겠냐. 이제 함께하자”고도 했다.
조 의원의 새 당적은 최근 친박 단체들이 창당한 신생 새누리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5일 현역 국회의원으로는 유일하게 새누리당 창당대회에 참석, 당시 소속당과 홍 후보를 성토했던 그는 이날 집회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바로 새누리당에 입당한다”고 밝혔다. 대선에 출마할 거냐는 질문에는 “당원과 국민들이 결정할 문제다. 천천히 생각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조 의원의 탈당으로 한국당 의석은 93석에서 92석으로 줄었다. 조 의원은 “비록 지금 저 혼자 탈당했지만 멀지 않은 시기에 뜻을 같이하는 많은 국회의원들이 함께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그러나 홍 후보가 사실상 친박 포용 방침을 굳힌 상황에서 후속 탈당이 얼마나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친박 세력의 지지를 받으며 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김진태 의원은 5일 “한국당과 새누리당은 같은 뿌리로서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경쟁할 것”이라며 탈당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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