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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생큐, 반도체" 1분기 영업이익 10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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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생큐, 반도체" 1분기 영업이익 10조원

입력
2017.04.07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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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 내 홍보관에서 시민들이 전시된 갤럭시S8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 내 홍보관에서 시민들이 전시된 갤럭시S8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반도체 호황 속에 올해 1분기(1~3월) 영업이익 10조원 규모에 영업이익률은 20%에 육박하는 창사이래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가 전 세계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되는 2분기에는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7일 국제회계기준(IFRS)에 근거한 올해 1분기 잠정실적(연결 기준)이 매출 50조원에 영업이익은 9조9,000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전통적으로 비수기인 1분기 영업이익으로는 2013년의 8조7,800억원을 뛰어넘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전체 분기를 따져도 반도체가 호황을 누린 2013년 3분기(10조1,600억원) 이후 두 번째로 많은 규모이다.

양보다는 질적 성장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44%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48.2%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6.24% 감소했어도 영업이익은 7.38% 늘어났다.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하는 영업이익률은 역대 최고인 19.8%까지 치솟았다. 이전 최고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4분기의 17.29%였다.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2013년 3분기 영업이익률도 17.2%로 올해 1분기보다는 낮았다.

삼성전자가 거둔 올 1분기 경이적인 영업이익 규모와 영업이익률은 ‘슈퍼 사이클(장기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반도체가 이끌었다. 최근 스마트폰을 비롯해 착용형(웨어러블)ㆍVR(가상현실) 기기 등 스마트 디바이스가 급속히 확산되며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클라우드용 서버 등 기업용 반도체와 차세대 저장장치인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등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공급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올 1분기 글로벌 시장 D램 가격은 지난해 4분기보다 약 18%, 낸드 플래시 메모리는 8% 정도 상승해 삼성전자의 수익성은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독보적인 기술력에 양산체제까지 갖춘 삼성전자는 3차원(3D) V낸드 플래시 메모리 등 고성능ㆍ고용량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다른 업체들을 따돌리고 독주 중이다. 이렇다 할 경쟁자가 없다 보니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률은 제조업에서 기대하기 힘든 30%를 넘어섰고, 제품에 따라선 50%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분기에도 반도체 부문은 매출 14조8,600억원에 영업이익 4조9,500억원을 올려 영업이익률은 33.3%나 됐다. 올 1분기에는 이보다 더 치솟아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전체의 60%가 넘는 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1조원대 영업이익으로 반도체의 뒤를 떠 받쳤다. 지난해 조기 단종한 갤럭시노트7의 빈자리를 갤럭시S7 등이 메운 ITㆍ모바일 부문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갤럭시S8가 글로벌 시장에 등판하는 2분기 삼성전자의 실적은 이미 역대 최고를 예고하고 있다. 국내 갤럭시S8 예약판매가 시작된 7일 이동통신사 대리점과 온라인쇼핑몰 등에는 문의가 빗발쳤다. LG유플러스 사전예약 전용 사이트는 오전 9시부터 1시간 정도 접속이 끊길 정도로 예약이 폭주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8는 지난해 가을 갤럭시노트7이 세운 13일간 40만대 예약판매 기록을 가뿐히 뛰어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 업계에선 반도체와 갤럭시S8의 ‘쌍끌이 효과’가 본격화할 2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규모가 10조원 돌파는 물론 12조원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벌써부터 쏟아지고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갤럭시S8가 가세한 2분기 영업이익은 12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반도체 호황의 최대 수혜자가 된 것은 수년 전 단행한 선행투자 덕이지만 올해는 총수 부재로 투자계획조차 확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3, 4년 뒤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큰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편 LG전자도 1분기에 매출 14조6,605억원, 영업이익 9,215억원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해 대비 9.7% 늘어난 매출과 82.4% 증가한 영업이익 모두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이다. 지난해 4분기 LG전자의 영업손실이 353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대반전이라는 평가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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