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조직 촘촘한 ‘치밀유방’ 대기오염 취약
국내 여성 절반 이상 ‘치밀유방’ 경각심 필요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에 살면 유방암의 위험요인 중 하나인 ‘치밀유방’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미국에서 발표됐다.
치밀유방은 유선조직이 조밀해 X선 촬영을 하면 유방 전체가 하얗게 보여 암 발견이 쉽지 않다. 치밀유방은 서양인보다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여성에게 많다. 한국 여성 중 절반가량이 이에 해당된다.
7일 국제학술지 '유방암 연구(Breast Cancer Research)’ 최신호에 따르면 루진 야히얀(Lusine Yaghjyan) 미국 플로리다대학 의과대학 역학과 박사팀은 미국인 여성 27만9,967명(평균나이 57세)을 대상으로 치밀유방과 대기오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논문을 통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노출된 미세먼지(PM2.5) 농도가 10㎍/㎥씩 증가할 때마다 여성이 치밀 유방을 가질 위험이 4%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유방 치밀도가 높은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많은 양의 미세먼지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20%가량 더 높았다.
연구팀은 미세먼지에 들어있는 화학 성분 중 내분비계를 교란하는 성질을 갖는 오염물질이 유방 내 세포성장을 방해하고, 섬유질 조직의 상대적 양을 증가시켜 치밀유방에 잠재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송병주 부천성모병원 유방갑상선외과 교수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 여성의 대부분이 치밀유방이지만 나이가 들면 지방이 많아지는 유방으로 변하기 때문에 논문결과를 그대로 임상에 반영하기 힘들다”며 “다만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한 만큼 유방 X선 촬영과 함께 유방초음파 검사를 병행하면 조기에 유방암을 발견해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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