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김영태 류승구 배익기 후보 추격전
“원조 친박 탄핵 책임 원죄론” vs “전통 보수층 결집 계기”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지역 4ㆍ12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후보가 6일 단일화하면서 선거판이 자유한국당 김재원(52) 후보와 무소속 성윤환(60) 후보의 양강 구도로 흐르고 있다. 여기에 바른정당 김진욱(58) 후보, 더불어민주당 김영태(52) 후보, 코리아당 류승구(56) 후보, 단일화에 동참하지 않은 무소속 배익기(54) 후보들이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성 후보는 한국갤럽측에 의뢰, 5일 실시한 무소속 후보단일화 여론조사에서 박완철(61ㆍ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친환경에너지사업단장) 후보를 이기면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성 후보는 이날 “단일화에 동참한 박완철 후보와 주민들의 뜻을 받들어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된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책임이 있는 후보에 대해 충분히 심판할 것으로 믿는다”며 김재원 후보를 겨냥했다.
17ㆍ19대 국회의원인 김재원 후보가 몇 개월 전까지 박 전 대통령의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친박 핵심이어서 탄핵의 원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파고든 것이다.
이에대해 김재원 후보는 “무너진 보수정치를 다시 살리기 위해 재선거에 나섰다”며 “새로운 선택을 받아 보수의 목소리를 대변, 도약의 기회를 만들고 지역의 일꾼으로서 지역발전을 위해 국책 사업과 국가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된 상황에서 전통보수층 결집 카드를 꺼내놓으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고령층의 향수를 자극할 경우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후보들도 탄핵 책임론을 내세우며 김재원 후보를 협공하는 모양새다. 바른정당 김진욱 후보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이번 선거는 대통령 탄핵 사태에 자숙하고 지역을 떠나야 할 인물을 심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태 후보도 “이번 대선에서 정권이 바뀌는 것은 기정사실”이라며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하고 경북에도 민주당 국회의원 1명을 두면 예산 폭탄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코리아당 류승구, 무소속 배익기 후보도 보수의 적장자임을 내세우고 있다. 류승구 후보는 “시국도 시대도 다 바뀐 상황에 새 정치를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후퇴한다”며 “흙수저인 제가 새로운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배익기 후보는 “본인이 소유한 훈민정음 상주본을 국보 1호로 지정한 후 지역에서 보전하면 관광 활성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상주본을 소장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배 후보는 상주본 가치를 1조원으로 환산, 재산신고를 하려다 “실물 소유를 확인할 수 없다”는 선관위에 의해 제지를 받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후보의 출신지와 지자체 인구도 당락을 좌우할 변수가 되고 있다. 김재원ㆍ김진욱 후보는 의성, 김영태ㆍ성윤환ㆍ배익기 후보는 상주가 고향이고 군위와 청송 출신 후보는 없다.
상주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이 지역구 유권자는 상주 8만7,709명, 군위 2만1,890명, 의성 4만9,251명, 청송 2만3,702명 등 총 18만2,552명이다. 상주지역 유권자가 타 지역에 비해 2, 3배 많지만 후보도 많은데다 군위ㆍ의성ㆍ청송을 합하면 9만4,843명으로 상주보다 7,134명이 많다. 이에 따라 캐스팅보트 역할을 담당할 군위ㆍ청송지역 유권자 4만5,592표의 행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선관위는 4일 대구지검 상주지청에 재선거와 관련, 관권선거 의혹 수사를 요청해 또 다른 변수가 되고 있다. 선관위는 지난달 25일 자유한국당 백승주(구미갑) 경북도당위원장과 재선거 선거구 내 이정백 상주시장과 김영만 군위군수, 김주수 의성군수, 한동수 청송군수가 상주의 한 식당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진 사실을 인지, 관권선거 의혹을 조사해왔다.
추종호기자 c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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