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앞으로 다가온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기까지 강원도는 두 번의 고배를 마셨다. 2011년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자크 로게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평창”을 발표했던 장면은 지상파로 생중계되며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이렇게 온 국민의 염원이었던 동계올림픽 유치는 점점 그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6일 뉴욕타임스(NYT)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평창올림픽 불참선언을 계기로 동계올림픽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해야 한다는 글을 실었다. ☞관련기사
동계올림픽 유치 열기가 시들해진 건 몇 해 전이다. 강원도가 ‘삼수’까지 하며 개최를 따냈던 2011년과 달리 4년 후 2022년 동계올림픽 유치 경쟁은 잠잠했다. 스웨덴의 스톡홀름과 폴란드의 크라카우는 2022 동계올림픽 유치를 희망했다가 국민들의 저항에 부딪쳐 취소해야 하는 해프닝이 일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리브프와 노르웨이 오슬로까지 중간에 유치를 포기하며 최종 경쟁자는 중국 베이징과 카자흐스탄 알마티만 남았다. 결국 하계올림픽 경험이 있던 베이징이 최종 개최지가 됐지만, 예전과 같은 열기는 아니었다. 노르웨이 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이자 IOC 위원을 역임했던 요한 올라브 코스(49)는 “IOC는 동계올림픽을 매력적으로 만들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NYT는 동계올림픽 종목들의 인기도 예전 같지 않다고 분석했다. 가장 대표적인 종목이 한때 동계올림픽의 기둥이었던 피겨스케이팅이다. 일본을 제외한 지역에서 급격하게 인기가 떨어지고, 특히 북아메리카와 서유럽 등지에서 관심이 줄어들어 ‘인기 슬럼프’를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실 동계올림픽은 한 번도 제대로 된 ‘글로벌 이벤트’였던 적이 없다. 아프리카와 서아시아, 남아메리카에서는 동계올림픽 참가국을 찾아보기 힘들다. 하계올림픽에서 150개 국가가 메달을 따는 것과 비교해 동계올림픽에서는 3분의 1도 안 되는 45개 국가만이 메달을 가져간다. 글로벌의 단어를 붙이기엔 참가국이 너무 적은 탓이다. 반쪽 짜리 글로벌 대회는 그만큼 시장 확장성이 적다는 걸 의미한다. 동계올림픽을 즐기는 팬들의 숫자와 관심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는 최근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평창올림픽 보이콧이 단적으로 보여준다.
NHL은 시장 확장을 위해 올해 9월 중국에서 프리시즌을 치르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당연히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도 참가를 희망한다. 평창을 보이콧하고 베이징을 희망하는 모순된 행보에는 잠재 아이스하키 팬이 많은 중국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동계올림픽 불참을 선언하는 것이 리그의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명분 외에도 리그일정 중단에 따른 수입이 줄어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더욱 힘을 얻는 이유다.
하계올림픽에 비해 적은 참가국과 자연스레 ‘돈이 안 되는’ 시장은 동계올림픽의 가치를 떨어트리고 있다. 게다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의 경우 대회 인프라 확충에 51억 달러가 소요되는 등 개최 비용도 만만치 않다. NHL 밴쿠버 캐넉스의 골키퍼 라이언 밀러(37ㆍ미국)는 “올림픽은 돈과 코카콜라(동계올림픽 공식 후원사)만 있으면 된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동계올림픽을 없어지게 할지 모를 가장 결정적인 위협은 기후문제다. 지속적인 지구온난화로 눈을 인공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동계올림픽 자체가 열릴 수 없기 때문이다. 2014년 캐나다 워털루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소치와 밴쿠버 등 역대 올림픽 개최지들은 2050년에는 다시 올림픽을 개최하지 못할 것으로 나타났다. 2022 동계올림픽 유치를 희망했던 노르웨이 오슬로가 입찰을 중간에 포기한 이유도 기후협약에 대한 지원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NYT는 보도했다.
따라서 동계올림픽의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는 기후변화를 감시하고 신경 쓰는 것이라고 NYT는 조언했다. 요한 올라브 코스(노르웨이) 전 IOC 위원은 “IOC는 환경요소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일갈하며 “앞으로 IOC는 기후 문제에 정면으로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수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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