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108. 여섯 살 혼종견 동구
“불안감이 심해져서 강아지 근처에도 못 가고 있어요. 6개월간 베란다에 놔뒀는데 너무 안쓰러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지난달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로 키우던 개를 데려가 달라는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6년간 개를 키웠는데 늦은 나이에 출산을 한 후 산후우울증이 심해져 반려견 옆에 가까이 가지도 못해 방치 상태에 놓여 있다는 거였습니다.
동물보호단체는 주인이 버리려는 모든 개를 수용할 수는 없었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반려견에게 어떠한 해를 가할지 모르는 충동장애에 시달린다며 울먹이는 주인을 모른 척 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뼈 밖에 남아 있지 않은 동구(수컷)는 동물자유연대로 오게 되었습니다.
동구를 키우던 주인은 동구를 동물보호단체에 맡기며 한 통의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중성화 수술은 마쳤고, 장난감이나 물건 이름을 알아듣고 가져오는 똑똑한 아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입양처를 알아봤지만 구하지 못했고, 베란다에 잠이 든 동구를 보며 해코지를 할까 라는 생각을 한 순간 동구와 함께 있어서는 안될 사람임을 깨달았다고도 적었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그동안 보살핌을 받지 못해 피부도 좋지 않았고, 2㎏에 몹시 수척한 상태의 동구를 보살피고 있습니다.
동구는 겁이 많은 편이며 다른 개들을 피해 다닌다고 합니다. 또 베란다에 격리되어서 혼자 지내왔던 탓인지 울타리 등 갇혀 있는 환경에서는 짖거나 불안해 합니다. 사람에게 안겨 있는 걸 좋아하는데 안겨 있는 동안 다른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거나 만지려고 하면 으르렁거리며 물려는 행동을 보인다고 해요.
활동가들은 동구의 불안한 심리 상태를 감안하면 이왕이면 아이나 다른 개 친구가 있는 가정보다는 동구만을 예뻐해줄 수 있는 가족이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한 순간에 버림 받았지만 사람의 품을 그리워하는 동구를 보듬어 줄 가족을 찾습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세계 첫 처방식 사료개발 업체 힐스펫 뉴트리션이 유기동물의 가족찾기를 응원합니다. ‘가족이되어주세요’ 코너를 통해 소개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족에게는 미국 수의사 추천 사료 브랜드 ‘힐스 사이언스 다이어트’ 1년치(12포)를 지원합니다.
▶입양문의: 동물자유연대
▶동그람이 페이스북 바로가기
▶동그람이 카카오스토리 바로가기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