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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숨진 8살 여아 추모 나선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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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숨진 8살 여아 추모 나선 시민들

입력
2017.04.0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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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공간에 꽃다발ㆍ추모 글

주민들 “아동범죄 재발 막아달라”

6일 인천 연수구 동춘동 청량어린이공원의 한 벤치에 숨진 8살 여자 초등학생을 추모하는 꽃과 메모지가 가득하다.
6일 인천 연수구 동춘동 청량어린이공원의 한 벤치에 숨진 8살 여자 초등학생을 추모하는 꽃과 메모지가 가득하다.

6일 오전 인천 연수구 동춘동 청량어린이공원의 놀이터 앞 한 벤치에는 흰 국화와 빨간 장미 등 꽃다발이 쌓여있었다. 꽃 화분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곰 인형, 딸기우유 1팩도 벤치 위와 아래에 놓여있었다.

벤치 옆에 임시로 세워진 게시판에는 노란색과 분홍색 등 색색의 메모지가 빈틈 없이 붙어있었다. 게시판이 부족해 게시판 뒤 나무 기둥에 메모지를 붙인 시민들도 있었다. 메모지에는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사랑해 아프지마.’ ‘언니가 잊지 않고 기억할게. 아프지 말고 편하게 쉬어.’ ‘애기야, 우리가 미안해.’ 등 시민들이 꼭꼭 눌러 쓴 글귀가 적혀 있었다. 전날 내린 비로 글씨가 번진 메모지는 눈물에 젖은 편지지처럼 보였다.

6일 인천 연수구 동춘동 청량어린이공원의 한 벤치에 숨진 8살 여자 초등학생을 추모하는 꽃과 메모지가 가득하다. 한 주민이 숨진 초등학생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6일 인천 연수구 동춘동 청량어린이공원의 한 벤치에 숨진 8살 여자 초등학생을 추모하는 꽃과 메모지가 가득하다. 한 주민이 숨진 초등학생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벤치 앞에서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한 인근 아파트 주민 김모(69ㆍ여)씨는 “우리 손녀 딸이 9살인데, 피해자가 8살이라는 얘기를 듣고 가슴이 미어졌다”라며 “나도 가슴이 아파 잠이 안 왔는데, (피해자) 부모들은 어떻게 견디고 있을지 걱정이다. 아이가 하늘나라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 공원은 고교 자퇴생 A(17)양에게 목숨을 잃은 초등학교 2학년생 B(8)양이 숨지기 전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장소다. A양은 이곳에서 만난 B양을 인근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목 졸라 숨지게 하고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한 뒤 유기한 혐의로 지난달 31일 구속됐다.

청량어린이공원에 마련된 작은 추모 공간은 B양이 다녔던 초등학교의 학부모들이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은 추모 공간을 만드는데 그치지 않고 유사한 아동 대상 범죄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힘도 모으기로 했다.

B양이 다녔던 초등학교 운영위원회와 인근 아파트 주민단체 등은 7일 연수구청에서 주민 총회를 열고 범주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대책위는 이후 경찰, 구청 등에 아동 범죄에 대한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할 방침이다.

글ㆍ사진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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