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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임세경 “60세까지는 도전하고 성장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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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임세경 “60세까지는 도전하고 성장해야죠"

입력
2017.04.06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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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의 '팔리아치'에서 주인공 넷다를 맡은 소프라노 임세경은 "처음엔 춤 때문에 걱정했는데 해보니까 되더라"며 털털하게 말했다. 국립오페라단 제공
국립오페라단의 '팔리아치'에서 주인공 넷다를 맡은 소프라노 임세경은 "처음엔 춤 때문에 걱정했는데 해보니까 되더라"며 털털하게 말했다. 국립오페라단 제공

“다들 전성기라고 하는데 아직 아닌 것 같아요. 성대가 좋고 소리가 제일 잘 나오는 시기는 맞지만 아직 정점은 아니에요.”

2015년 이탈리아 베로나 페스티벌에서 한국인 최초로 오페라 ‘아이다’의 주역을 맡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소프라노 임세경(42)은 이제 유럽 각 극장들이 먼저 찾는 성악가다. 그는 6~9일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르는 국립오페라단의 ‘팔리아치’와 ‘외투’에서 주인공인 넷다와 조르젯타를 각각 맡아 국내 오페라 애호가들과 만난다.

베로나 페스티벌 이후 유럽에서의 입지 변화를 임세경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올 초에는 오스트리아 빈 국립오페라극장에서 플라시도 도밍고가 지휘하는 ‘토스카’ 무대에 대타 제의를 받고 무대에 올랐다. 자신이 자주 불러 본 노래가 아니기에 망설였지만, 겨우 3일 동안의 리허설만 하고도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다. 임세경은 “베로나에서 동양인 아이다는 처음이었던 데다 제가 체구는 작지만 몸에 비해 성량이 커 관객들이 신기하게 본다”며 “도밍고와 함께 하면서 유럽 쪽에서 더 알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토스카’를 자신의 레퍼토리에 추가한 그는 앞으로도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고 싶어한다. 이번에 국립오페라단과 함께 하는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와 푸치니의 ‘외투’도 그에게는 처음 도전하는 무대다. 두 작품으로 자신도 몰랐던 음색과 장점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제가 사실 ‘몸치’거든요. ‘팔리아치’의 넷다는 유랑극단의 배우라 춤을 춰야 해서 처음엔 걱정했는데 춤도 연기와 마찬가지로 자연스럽게 몸짓을 만들면 되는 거더라고요(웃음).”

무대는 항상 무섭다. 임세경은 “무대에 올라가면 항상 배워온다는 걸 느끼기 때문에 무대에 선다”고 말했다. 섬세하면서도 힘찬 고음을 지닌 ‘리릭 스핀토’ 소프라노인 그는 “큰 성량이 필요한 ‘투란도트’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캐스팅이 많이 들어오는데 비련의 역할 말고 발랄한 역할을 좀 하고 싶다”며 웃었다.

‘팔리아치’와 ‘외투’는 사실주의(베리스모) 오페라 3대 걸작에 속한다. 임세경은 “죽음, 애증, 질투 등 비슷한 주제의 두 작품이지만 넷다와 조르젯타는 굉장히 다르다”며 “다른 음색과 다른 에너지로, 두 역할을 관객이 헷갈려 하지 않게 두 명의 가수를 느낄 수 있게 노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밀라노로 유학을 떠난 이후 16년째 해외 거주 중인 임세경은 1년에 한 번은 꼭 고향 무대를 찾는다. 아직 ‘성장’ 중인 그는 “‘마농 레스코’, ‘라 보엠’, ‘오델로’, ‘라 조콘다’ 등 공부를 해놓고 기회가 오지 않은 작품이 많다”며 “60세까지는 더 성숙해지고 실력도 늘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소프라노 임세경. 국립오페라단 제공
소프라노 임세경. 국립오페라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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