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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동구자원봉사센터 탐방 “벤처기업 같은 봉사센터 만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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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동구자원봉사센터 탐방 “벤처기업 같은 봉사센터 만들어갑니다!”

입력
2017.04.05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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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회의 중인 박태칠 사무국장과 이종복 팀장. 김광원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아이디어 회의 중인 박태칠 사무국장과 이종복 팀장. 김광원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대구동구자원봉사센터의 별칭은 ‘벤처 봉사센터’다. 늘 새로운 아이디어에 고심하고 남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영역을 개척해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까닭에 생긴 별명이다. 지난해 열린 ‘제1회 대한민국범죄예방대상’ 시상식에서 안심 가로등 사업으로 ‘사회단체부문’ 대상을 받았다. 전국 246개 민간 자원봉사센터를 제치고 얻은 성과였다. 안심 가로등은 태양열 전지로 밝히는 2만원 내외의 작은 LED 등으로 가로등 설치가 어려울 정도로 좁은 골목길 위주로 달았다. 박태칠(58)대구동구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은 “방범등은 설치에 100만 원 가까이 들기 때문에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의 경우 좁은 골목까지 손을 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시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박 사무국장이 처음 고안한 아이디어는 아니었다. 2015년 1월 골목길을 밝히는 작은 태양열 전등으로 공모전에서 상을 받은 젊은이들에 대한 기사를 읽고 대구 동구에도 도입을 하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처음에는 마당을 밝히는 용도로 등을 달아드릴 생각을 했습니다. 밤에 어두운 마당을 가로질러 화장실로 가다가 다치는 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프로그램 이름도 ‘반딧불 1004 프로젝트’로 했습니다. 1,004 가구에 반딧불을 달아드린다는 의미였죠.”

이 반딧불은 자연스럽게 골목으로 나오게 됐다. 마당이 어두워서 곤란한 가정이 생각보다 적었고, 그보다 골목이 무서워서 못 다니겠다는 의견이 더 많았던 것이었다. 대구 동구는 팔공산과 금호강이 위치해 있어서 그린벨트 지역이 넓고 공항과 저탄장, 시멘트 공장 등으로 개발이 힘든 지역이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데다 좁은 골목이 많아 가로등이 설치 안 된 곳이 대부분이었다. 동구자원봉사센터는 동사무소 등과 긴밀하게 협력해 가장 필요한 지역을 중심으로 안심 가로등 사업을 실행해나갔다. 2년 사이 700개에 가까운 등을 달았다.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 전국최우수프로그램자원봉사센터로 선정되어 행정자치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주민들의 호응이 커지면서 경찰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범죄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센터와 함께 안심 가로등 달기 사업을 적극 지원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한국감정원이 대구 동부경찰서를 통해 안심 가로등 설치비용으로 1억 원을 지원했다. 집행은 동구자원봉사센터에서 한다. 센터는 어두운 골목은 물론이고 등산로 등에도 안심 가로등을 달아 등산객이 밤에 길을 잃을 경우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올해 2월에는 침체된 재래시장을 살리는 운동에도 함께했다. 없는 돈을 내서 지원한 것은 아니다. 신문에서 AI 때문에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에 손님이 없어 대구 시청 직원 60명이 시장을 방문해 회식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센터 소속 봉사단 월례회를 평화시장에서 열었다. 봉사자 240여명이 참여했고, 풍물패 등이 지신밟기를 해 흥을 돋우었다. 추가 비용 없이 연례행사 장소를 조정해 봉사와 자연스럽게 연결하도록 조정한 것이었다.

기본에도 충실하다. 센터에서는 밥차를 운영한다. 여느 센터에서는 밥차 운영을 꺼린다. 운영이 힘든 까닭이다. 대부분 복지관에서 운영한다. 한국자원봉사협회에서 밥차를 주겠다고 했을 때, 동구봉사센터는 “무조건 받겠다”고 했다. 일을 겁내지 않는 봉사 팀장 덕분이었다. 이종복(47)대구동구자원봉사센터 팀장이 그 주인공이다. 그녀는 “밥차로 행복해질 사람을 생각하면 수고스럽더라도 반드시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받았다”면서 “비중은 그리 크지 않지만 센터에서 운영하는 가장 중요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현재 센터에 소속된 봉사단체는 770여 개, 인원은 5만 명이 이른다. 활동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하고 새로운 분야의 봉사를 개척하는 것이 센터의 임무다.

박 사무국장은 “아이디어도 아이디어지만 헌신적인 직원들이 있어 지금의 성과가 가능했다”면서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추어 우리 사회가 가장 필요로 하는 봉사 활동을 개발하는데 진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센터의 아이디어와 봉사자들의 진심이 만나면 세상을 바꾸는 기적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안심 가로등처럼 지역 사회를 안심시키는 봉사센터가 되었으면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광원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대구동구자원봉사센터 직원들. jang750107@hankookilbo.com
대구동구자원봉사센터 직원들. jang7501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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