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어느순간 아저씨 연기가 편해졌다."
배우 정소민이 40대 아빠 연기를 한 소감을 밝혔다.
정소민은 5일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영화 '아빠는 딸' 시사회에서 "아빠 연기를 한참 하다가 여고생 도연이 신을 찍을 때 오히려 어색했다. 어느 순간 아저씨 연기가 편해졌다. 감독님이 '다른 작품에서 어떡하냐'고 걱정할 정도였다"고 웃었다.
'아빠는 딸'은 하루 아침에 아빠와 딸의 몸이 바뀌면서 사생활은 물론 마음까지 엿보게 되는 이야기. 극중 정소민은 17세 여고생 원도연과 47세 만년 과장 아빠 원상태(윤제문) 1인 2역을 맡았다. 여고생으로 변신한 윤제문의 연기도 압권.
정소민은 "처음에는 중년 아저씨의 몸, 소리내는 방식, 행동 등 외적인 면을 많이 관찰했다. 어느 순간 중년 남성이 가진 삶의 짐이 정말 많다는 걸 느꼈다. 원상태는 직장에서 만년 과장이고, 집에서는 딸에게 무시 받는 아빠다. 그런 아빠의 무게를 이해하는 게 굉장히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단순히 아저씨인 척 하고 싶지 않았다.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해 그 지점을 따라 잡으려고 노력했다. 아이들 소꿉놀이 하는 기분으로 풍덩 빠져서 연기했다"고 했다.
윤제문은 여고생 연기 에피소드에 대해 "즉흥적으로 할 때가 많았다. 예상하지 못한 행동을 할 때 현장에서 많이 웃음이 나왔다. 집 앞에서 딸이 짝사랑하는 선배와 손 잡고 뛰는 장면도 원래 걷는 거였다. 뒤에서 소민이가 웃어서 NG가 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극중 정소민, 윤제문이 몸이 바뀌면서 겪는 에피소드는 큰 웃음을 줬다. 회식신에서 윤제문이 씨스타의 '나 혼자' 춤을 추는 신 역시 명장면으로 꼽을만 했다. 정소민은 "윤제문 선배 몸선이 정말 예쁘더라. 난 절대 그렇게 못 출 것 같다. 재미있었고 요염하게 잘 나온 것 같다"고 웃었다. 김형협 감독 역시 "그 장면은 연습 단계부터 재미있었다. 윤제문 선배가 기대 이상으로 잘 쳐줘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영화에는 씨스타 '나혼자' 외에도 김광석 '기다려줘' 강산에 '삐딱하게' 등 다양한 노래가 등장한다. 이와 관련 김 감독은 "처음 대본에 윤제문, 정소민이 '서른즈음에'를 부르면 장면이 있었는데 촬영하면서 바뀌었다. '기다려줘'는 영화 의미가 잘 맞는 것 같다. 가사 '내가 그대를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아버지가 딸에게도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나혼자', '삐딱하게'는 세대에 맞게 선곡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감독은 "'사랑한다'고 말하기 쑥스러운 관객들이 많이 와서 봤으면 좋겠다. 가족들한테 용기내서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정소민도 "언제, 누구랑 봐도 유쾌하고 감동도 있다. 요즘같은 시기 가족과 함께 보면 가장 좋을 것 같다. 많이 사랑해달라"고 했다. 사진=OSEN
최지윤 기자 plai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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