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법인과 근로소득자의 절반 가까이가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국세청의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은 ‘과세 미달 법인’은 약 28만개로 전체 신고법인(59만개)의 47.1%를 차지했다. 이들은 당기 결손, 이월 결손 등으로 법인세 납부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런 과세미달 법인 수는 2011년 21만개, 2012년 22만개, 2013년 24만개, 2014년 26만개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경기침체에 따른 영업실적 부진으로 적자를 보는 기업이 많아 과세미달 법인 수가 줄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근로소득자도 마찬가지다. 2015년 근로소득세 과세 미달자(면세자)는 약 810만명으로 전체 근로소득세 신고자(1,733만명)의 46.8%에 달했다. 이들은 2013년 531만명에서 2014년 802만명으로 대폭 늘어난 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정부가 소득공제 항목을 대거 세액공제로 전환하며 ‘사실상 증세’ 논란이 벌어지자, 저소득 근로자를 대상으로 각종 공제 제도를 추가, 확대하면서 면세 대상자가 대폭 늘었다.
이 때문에 소득 상위 법인ㆍ근로소득자에 세금 부담이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15년 신고 법인 중 수입금액 상위 1% 법인이 전체 법인세의 75.9%를 부담했고, 상위 10% 법인의 비중은 91.7%에 달했다. 근로소득자의 경우, 상위 1%가 전체 근로소득세의 32.6%를, 상위 10%가 75.9%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소득세 또한 상위 1%가 세금의 47.4%, 상위 10%가 85.7%를 부담하는 구조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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