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북부 이들리브주 칸셰이칸 지역 주택가에서 4일(현지시간) 오전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공습으로 주민 58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구호단체가 밝혔다. 구호작업이 진행될수록 인명피해 규모가 늘고 있어 사망자는 추가될 가능성이 크다. AFP 통신은 이날 오전 공습으로 어린이 11명을 포함한 58명이 사망하고 160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영국에 소재한 국제인권 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공습은 병원 인근에서도 이뤄졌고 독성을 품은 가스가 퍼지면서 민간인 다수가 사망했으며 구토를 하거나 입에 거품을 무는 등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 부상자도 수십명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공습 주체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시리아 반군세력은 이번 공격이 정부군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지 활동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공습이 이날 새벽 6시 30분쯤 이뤄졌고, 피해자의 증상으로 미뤄 국제적으로 금지된 화학무기인 염소가스나 사린가스가 사용됐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지 병원의 한 의사는 “부상자 중 70~80%가 여자와 아이였다”며 “오한이 나고 얼굴이 창백해지고 동공이 축소되는 등 사린 중독에서 나타날 수 있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AFP 통신은 “정신 없이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이 로켓포를 맞아 건물 일부가 무너졌다”고 전했다. 시리아 반군 측은 유엔의 즉각적인 조사를 촉구했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프랑스는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한편 시리아 정부의 한 관리는 이날 로이터통신에 “정부는 화학 무기를 과거에도 사용한 적 없고, 지금도 사용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인했다. 시리아 정부는 2013년 다마스쿠스 외곽 쿠타 지역에서 사린가스를 사용해 대량 민간인 살상 사태가 발생하면서 국제적 비판을 받았고 미국과 러시아의 중재 하에 이를 모두 폐기하겠다고 약속한 바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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