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22년 만에 前대통령 구치소 조사
한웅재 부장, 11시간 가까이 추궁
朴측에선 유영하 변호사 입회
崔, 법정서 특검팀과 신경전
‘경제공동체’ 논지에 맞서
“朴에 의상비 받아 다 정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4일 자신이 수감된 서울구치소에서 구속 후 첫 검찰 조사를 받았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구치소 방문조사는 1995년 전두환ㆍ노태우 전 대통령 조사 이후 22년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지검장)는 이날 오전9시20분 한웅재 부장검사를 구치소로 보내 박 전 대통령 구속 후 첫 번째 대면 조사에 나섰다. 이 자리에는 미르ㆍK스포츠 재단 설립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의 개입 여부를 조사해 온 한 부장검사 외에도 수사지원 검사와 여성수사관이 동행했다. 박 전 대통령 측에선 유영하 변호사가 입회했다. 박 전 대통령은 수용자(수인) 번호 '503'이 찍힌 수의를 입고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오전10시부터 11시간 가까이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재단 출연금 등 삼성의 433억 원이 뇌물 성격이라는 점을 밝히기 위해 집중 추궁했다. 특히 뇌물죄 성립 요건인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와의 공모 관계를 입증하는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최씨와의 공모관계 등 대부분 혐의에 대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오는 6일 구치소를 다시 방문해 조사하는 등 앞으로 2, 3차례 더 조사를 진행한 뒤 구속만기일인 이달 19일 이전에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40년 지기’ 최씨는 같은 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신의 뇌물수수 혐의 관련 첫 재판에 나와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신경전을 펼쳤다. 박 전 대통령과의 ‘경제공동체’ 관계 여부를 놓고서다. 특검이 공개한 박 전 대통령 의상실 직원 임모씨 진술조서에 따르면 임씨는 2016년 10월까지 박 전 대통령 의상을 제작하면서 급여, 사무실 관리비, 원단 비용 등으로 들어간 3억 원 가량을 최씨로부터 받았다. 1998년부터 15년간 박 전 대통령의 의상을 담당한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특검 조사에서 “의상비는 항상 최씨가 현금으로 계산해줬다”고 진술했다. 특검은 최씨가 과거 박 전 대통령의 집값을 대신 내거나 의상실 관리비를 대납한 점 등을 들어 두 사람이 사회ㆍ경제적으로 긴밀하게 얽혀 있었다는 논지를 펼쳤다. 반면 최씨 측은 “최씨는 박 전 대통령한테 (비용을)받아서 다 정산했다고 한다”며 “두 사람이 경제적 공동체라는 점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맞섰다. 최씨는 직접 발언권을 얻어 “특검이 뇌물 프레임을 짜놓고 진술을 요구했다”며 “대통령과 공모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너무 억울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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