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 고서치 미 대법관 지명자가 마지막 관문인 상원 본회의 표결만을 남겨둔 가운데, 고서치에 대한 입장 차가 명확히 갈리는 양당이 정면 충돌을 예고하면서 인준까지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3일(현지시간) 미 상원 법제사법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고서치를 찬성 11표, 반대 9표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고서치는 상원 본회의 표결 통과만 남겨놓게 됐다.
하지만 7일 예정된 상원 본회의 표결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간의 충돌로 고서치의 인준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활용해 이를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 41명은 필리버스터에 찬성하고 있다. 다이앤 파인스타인 민주당 상원 법사위 간사는 “지명자가 모든 국민을 위한 법과 제도적 권리를 수호할지 평가하는 게 우리의 임무”라며 고서치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공화당은 ‘핵옵션’ 카드를 적용할 방침을 시사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핵옵션은 인준에 필요한 의결 정족수를 기존 60석(3분의 2)에서 51석(단순 과반)으로 변경하는 것을 뜻한다. 야당의 필리버스터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의사규칙을 개정해 핵옵션을 도입하면 공화당 단독으로 고서치를 인준할 수 있다.
정통 보수주의자로 분류되는 고서치의 인준은 트럼프와 공화당에게 상당한 의미가 있다. 현재 대법원은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의 사망으로 보수와 진보 성향의 대법관 수가 각각 4명으로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인데, 고서치가 임명되면 ‘우클릭’이 가능하다. 특히 소송 중인 반(反)이민 행정명령의 부활을 노리는 트럼프로서는 보수 성향 대법관 가세가 절실할 수밖에 없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