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성민(가운데 앞)과 최태웅(뒤) 감독./사진=KOVO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스코어 24-20. 신영석(31)의 속공 성공으로 우승까진 단 1점이 남은 상황. 문성민(31ㆍ이상 현대캐피탈)은 한껏 들떠 있는 동료 신영석에게 조용히 다가가 귓속말로 "아직 끝나지 않았어"라고 말했다. 문성민이 왜 '주장'인지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프로배구 2016-2017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5판3선승제) 5차전 원정 경기에서 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1(24-26 27-25 25-22 25-20)로 누르고 팀 통산 3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지난 해 정규시즌 정상에 오르고도 챔피언결정전에서 OK저축은행에 우승컵을 내준 현대캐피탈은 이번 우승으로 2006-2007시즌 이후 10년 간 이어온 우승의 한을 풀었다.
문성민은 신영석의 블로킹 득점으로 우승이 확정되자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그는 코트 바닥에 쓰러지며 얼굴을 감싸 쥐었다. 5차전까지 총 125득점을 올린 문성민은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문성민은 시상식 후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먹먹하다"며 "우승이 결정된 순간 정말 많이 울었다.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선수들이 굉장히 많은 희생을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런 것들이 큰 힘이 된 것 같다. 선후배 등 팀 동료들 덕분에 우승한 것 같다"고 밝혔다. 문성민은 이날 자신이 흘린 눈물을 "감동의 눈물"이라 표현했다.
문성민은 현대캐피탈이 승리한 2, 4, 5차전에서 모두 제 역할을 해줬다. 그의 강한 에이스 본능을 이끌어 낸 것은 최태웅(40) 현대캐피탈 감독이었다.
최 감독은 문성민이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부진하자 따끔한 충고를 건넸다. 그는 평소 선수들을 믿고 부드럽게 이끄는 스타일이었지만, 1차전 직후 취재진에 "현대캐피탈이 우승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문성민이 부진해서다"라며 "큰 경기에 약한 징크스를 깨주면 좋겠다"고 문성민을 질책했다.
1차전에서 9득점에 그친 문성민은 2차전에서 36득점을 폭발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최 감독은 2차전에서 승리한 뒤 당일 2세트를 앞두고 문성민과 나눈 대화 내용을 소개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그는 "(문)성민이에게 '너는 문시호(문성민의 아들)의 아빠다'라고 말했는데 나도 울컥했다. 고생은 성민이가 제일 많이 했는데…"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최 감독은 "성민이에게 너무 큰 부담을 지게 한 것 같다"고 미안해 했다.
최 감독의 '충격요법'은 통했다. 문성민은 2차전을 시작으로 3차전(30득점), 4차전(27득점), 5차전(23득점)에서 모두 고득점을 올리며 주장이자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그는 강한 승부 근성을 드러내며 큰 경기에 약하다는 지적을 보란 듯이 떨쳐냈다.
최 감독과 문성민은 10년 지기로, 지난 해 OK저축은행과의 챔피언결정전이 끝난 후 단둘이 2박3일간 여행을 다녀오기도 한 호형호제 사이다. 문성민이 우승 후 가장 먼저 달려가 포옹한 상대도 최 감독이었다. 최 감독은 "(문)성민이가 고생을 많이 했다"며 재차 고마움을 표했다.
지난 해까지 챔피언결정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무려 83.3%에 달했다. 그러나 최 감독과 문성민, 코트 안팎의 두 리더는 1차전에서 지고도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8할이 넘는 확률도 두 리더의 눈물 앞에선 의미가 없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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