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3일 민주당 대통령후보로 선출되면서 약 13일간의 민주당 경선이 막을 내렸다. 지난달 22일 사전투표로 시작된 민주당 경선은 호남, 충청, 영남, 수도권 ㆍ강원ㆍ제주 경선 순으로 진행됐다.
더불어민주당의 이번 경선은 완전국민경선제였다. 당원은 물론 시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지만, 사전에 선거인단으로 등록해야 투표권이 주어졌다.
지난 2월15일 시작된 선거인단 모집부터 민주당 경선은 흥행을 이어갔다. 경선이 사실상 본선이나 다름없다고 인식한 시민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모집 첫날부터 권리당원 19만5,000여명을 포함해 22만여명이 참여를 신청했고, 지난달 21일 선거인단 모집 완료 후 집계된 총 인원은 214만 3,330여명이었다. 이는 2012년 경선 당시 선거인단 108만5,000여명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지난달 22일부터 전국 250개 투표소와 자동응답전화(ARS)를 통해 사전 투표가 진행되면서 경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후보는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 4명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후 각 후보자들의 지역별 득표결과로 추정되는 자료가 사회관계형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돼 파문이 일기도 했다. 당시 SNS에서 급속도로 확산된 자료를 살펴보면 부산과 인천, 경기 일부 지역 합계에서 문 전 대표가 65.6%, 이재명 성남시장이 22.5%, 안희정 충남지사가 11.6%의 득표율을 얻었다. 이에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측은 즉각 반발했고, 당 지도부와 선관위에 유출 경위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다음날 민주당은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조사결과 당의 지역위원장들이 자신들이 모인 채팅방에 각자 지역구 개표결과를 게재했고 다른 SNS에 유포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민주당은 이들이 유포 의도가 없었다고 판단해 징계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안희정ㆍ이재명 두 후보는 당 차원의 조사결과에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 달 27일 광주에서 시작된 지역 순회 경선은 대세를 굳히는 과정이었다. 이날 광주여대 시립유니버시아드 체육관에서 열린 호남권 경선에서 문 전 대표는 유효투표 23만6,358표 중 14만2,343표(60.2%)를 얻어, 4만7,215표(20.0%)를 득표하는 데 그친 안희정 충남지사를 큰 표 차이로 제쳤다.
지역 경선부터 각 후보의 지지자들은 각기 파란색과 노란색, 주황색이라는 상징색으로 응원전을 펼쳤다 문재인 전 대표 지지자 3,000여명은 ‘더 준비된 문재인’이라는 구호가 적힌 파란색 수건을 흔들며 ‘문재인’을 연호했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자 2,000여명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노란색 손수건을 흔들며 “확실한 필승카드 안희정”을 외쳤다. 가장 적극적인 응원전을 펼친 이재명 성남시장 지지자들은 주황색 티셔츠를 맞춰 입고 ‘적폐청산 개혁대통령 이재명’을 목청 높여 응원했다.
지난 달 2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충청권 순회경선에서 1위인 문 전 대표와 2위 안 지사의 운명이 갈렸다. 문재인 후보는 유효투표수 12만 6,799표 중 6만 645표(47.8%)를 확보해 1위를 유지했다. 텃밭에서 경기를 치른 안희정 충남지사는 4만 6,556표(36.7%)로 2위를 차지했으며 이재명 성남시장은 1만 9,402표(15.3%)로 뒤를 이었다. 이로써 문 전 대표는 누적득표율에서 55.9%를 확보했으며 안 지사(25.8%)와 이 시장(18%)이 뒤를 이었다. 31일 부산 동래구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영남권 경선에서도 문 후보는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마지막 경선인 3일 민주당 수도권ㆍ강원ㆍ제주 경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새 대선후보는 결정됐다. 문 후보는 후보 수락 연설에서 “적폐연대의 정권연장을 막고 위대한 국민의 나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안 지사와 이 시장 등은 각각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고별 인사를 전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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