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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 사업비도 없이 덜컥 발표하더니 디자인빌리지 고속도로 지하화 포기

입력
2017.04.0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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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억 비용 시행사가 부담 거절

주민들은 규모 축소 우려에 반발

경기도가 추진하는 K-디자인빌리지 사업계획(예정) 부지를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포천∼화도 노선이 관통하고 있다. K-디자인빌리지 위치도 초안(변경가능). 독자 제공
경기도가 추진하는 K-디자인빌리지 사업계획(예정) 부지를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포천∼화도 노선이 관통하고 있다. K-디자인빌리지 위치도 초안(변경가능). 독자 제공

경기도가 추진하는 K-디자인빌리지 사업구간을 관통하는 고속도로 지하화 방안이 백지화됐다. 도가 지하화를 섣불리 발표했다가 추가 공사비 등의 뒷수습은 ‘나몰라라’ 해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도는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포천∼화도 구간(28.97㎞) 중 K-디자인빌리지 사업구역을 지나는 400여m구간을 지하화하는 방안을 포기했다고 4일 밝혔다.

올해 초 도로 시행자인 수도권외곽순환도로㈜와 지하화에 합의했다고 밝힌 지 3개월 만이다. 도는 당시 도로 관통 문제가 해결돼 K-디자인빌리지 사업이 속도가 붙게 됐다고 홍보까지 벌였다.

K-디자인빌리지 구간 고속도로 지하화 방안이 무산된 것은 경기도가 추가 사업비 확보방안 없이 발표부터 서두른 결과라는 지적이다. 도는 도로 지하화에 따른 250억원의 추가 사업비를 도로 시행사에서 부담하도록 했다. 반면 시행사는 “도로노선 변경을 요구한 경기도에 재정 책임이 있다”며 반대했고, 국토교통부도 “원인자(경기도)가 부담하는 게 맞다”고 시행사의 손을 들어줬다. 재정부담 문제가 해결 안 되고 추가 비용이 도의 부담으로 돌아오자 지하화를 포기한 것이다.

지하화가 무산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숙원사업인 K-디자인빌리지 규모가 축소될 것이란 우려에 지역 주민들도 반발하고 있다. 실제 고속도로가 지하가 아닌 지상으로 지나면, 관통 지점이 사업구역에서 제외돼 규모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

앞서 도는 2015년 고속도로 관통부지인줄 알면서 포천 고모리 99만㎡를 K-디자인빌리지 입지로 뒤늦게 선정했다. 이후 K-디자인빌리지의 정상화 추진을 위해 국토부에 도로 노선의 변경을 요구, 논란 끝에 지하화에 합의했다.

도 관계자는 “도에서 추가비용을 부담하면 K-디자인빌리지 조성원가가 25% 상승해 사업전반에 악영향이 우려돼 포기했다”며 “고속도로가 지나는 쪽의 사업 부지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계획 변경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K-디자인빌리지 사업은 2020년까지 국·도비, 민자 등 8,000억원을 들여 50만㎡ 규모의 디자인 관련 융·복합 산업단지와 30만㎡의 공원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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