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팔고 디도스 공격
해킹대회 입상자 등 13명 입건
10대 고등학생들이 팀을 꾸려 불법도박사이트 등을 디도스(DDoSㆍ분산서비스거부) 공격, 개인정보를 빼돌려 팔거나 공격을 중지하는 대가로 돈을 챙겨오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A(19)군 등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에게 사이트 공격을 의뢰한 혐의 등으로 도박사이트 운영자 양모(26)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추모(21)씨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군 등은 고등학교 2학년 때인 2015년 10월21일부터 지난해 7월5일까지 326차례에 걸쳐 양씨 등이 개설한 도박사이트와 경쟁하는 사이트 등을 디도스 공격하고, 인터넷 경매사이트 등 22개를 해킹해 개인정보 1만8,000여건을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도박사이트 등을 공격한 뒤 운영진에게 중지 대가로 한 건당 9만~200만원을 뜯어내는가 하면, 해킹한 개인정보를 양씨 등에게 건네고 돈을 받는 등 모두 1,500만원 상당을 챙겼다.
A군 등은 2015년 9월쯤 해킹팀을 만든 뒤 취약점 스캔, 데이터베이스(DB)추출, 디도스 공격, 협박, 출금 등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해킹 홍보사이트를 개설해 고객을 끌어들이기도 했다. 경찰은 A군 등이 같은 동네에 살던 친구 사이로, 이 중 2명은 국내외 해킹대회에 출전해 입상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A군은 “쉽게 돈을 벌어볼 생각으로 범행했다”며 “수익금은 친구들과 옷을 사거나 용돈으로 썼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군 등에게 개인정보 탈취 등을 의뢰한 B(22)씨 등 해외 체류 중인 도박사이트 운영진 일당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 중이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