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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잘 낳았는데, 둘째는 왜 안 생기지?

입력
2017.04.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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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결혼 탓에 2차성 난임 20%정도나 돼

결혼 고령화로 첫째 아이는 낳았지만 둘째를 가지지 못하는 ‘2차성 난임’이 증가하고 있다. 35세 이상 여성은 첫째 출산 후 부인과 질환 노출여부 등을 점검해야 된다. 초음파검사 장면.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결혼 고령화로 첫째 아이는 낳았지만 둘째를 가지지 못하는 ‘2차성 난임’이 증가하고 있다. 35세 이상 여성은 첫째 출산 후 부인과 질환 노출여부 등을 점검해야 된다. 초음파검사 장면.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첫째 아이는 아무 문제없이 잘 낳았는데, 둘째 아이는 왜 생기지 않는 걸까?’

둘째 아이가 생기지 않는 2차성 난임으로 속앓이를 하는 여성이 많다. 2차성 난임은 피임을 하지 않고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가졌는데도 1년 이상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다.

황나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부부의 20%정도가 2차성 난임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연구원이 실시한 조사(2015)에 따르면 1,626명 여성(체외수정 1,110명ㆍ인공수정 516명) 가운데 체외수정 여성의 41.0%, 인공수정 여성의 31.1%가 2차성 난임이었다.

2차성 난임은 생식기능이 떨어진 35세를 넘겨 둘째 아이를 가지려 하다가 많이 생긴다. 차병원이 지난해 2차성 난임 여성의 나이를 조사한 결과, 36~40세가 62.6%였다.

여성이 35세를 넘기면 난소 노화, 난자 질 저하 등으로 배란에 관여하는 AMH 호르몬이 난소에서 잘 분비되지 않아 2차성 난임이 될 수 있다. AMH 수치가 높으면 난소에 배란될 난포가 많아 임신이 잘 된다. 20대 여성의 AMH 수치는 4~5, 35세 이상은 3.0이하, 40대는 1.0 정도다.

정경아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여성은 25살부터 생식기능이 줄기 시작해 35세부터 난소기능이 크게 떨어지기에 이후 둘째를 가지려 하면 2차성 난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따라서 첫 아이를 잘 낳았기에 둘째 아이도 가질 수 있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정 교수는 “30세를 넘긴 여성이 자연 임신되지 않으면 체외ㆍ인공수정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이가 많다”며 “난소기능이 떨어지면 임신자체가 힘들어 체외ㆍ인공수정으로도 임신하기 힘들다”고 했다. 기경도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첫째 아이를 낳은 뒤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골반유착 자궁내막용종 등 부인과질환에 노출되면 AMH 수치가 떨어질 수 있다”며 “30대 여성인데 AMH 수치가 1.0인 이도 많다”고 말했다.

황 박사는 “체외수정 여성의 68.4%, 인공수정 여성의 61.4%가 아이를 갖지 못해 죄책감에 시달렸다”며 “여성에게만 난임 책임을 전가하는 사회적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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