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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기선 잡기’ 트럼프 연일 강공에도 조용한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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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기선 잡기’ 트럼프 연일 강공에도 조용한 중국

입력
2017.04.0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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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론 “양국 협력” 강조하며

남중국해선 군사력 증강 열중

실리추구형 외교 전략 펼쳐

지난 3월 18일 중국을 방문한 렉스 틸러슨(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양제츠 중국 국무위원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지난 3월 18일 중국을 방문한 렉스 틸러슨(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양제츠 중국 국무위원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발언으로 중국에 북핵문제 해결을 촉구한 것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선제압을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중국은 양국간 협력을 강조하고 우회채널을 만들면서도 핵심이익에 대해서는 원칙론을 제시하는 실리추구형 외교로 반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일주일 전부터 “중국과의 회담은 어려울 것”이라고 공언하고, 지난달 31일에는 사실상 중국을 겨냥해 미국의 무역적자 실태 및 불공정무역 사례를 조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아울러 북한의 기업과 개인 등 12개 대상을 제재한 것도 미중간 핵심의제 중 하나인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선제 경고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겉으로는 트럼프의 공세를 직접 받아치기보다 우회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2일 양제츠(楊潔篪) 국무위원이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통화해 정상회담의 성공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정쩌광(鄭澤光) 외교부 부부장도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 “양국은 충돌하지 않고 대항하지 않으며 협력 공영의 원칙을 가져야 한다”며 협력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중국은 트럼프 정부 ‘실세’로 불리는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에도 접근해 회담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가 쿠슈너와 꾸준히 접촉했다며 마라라고 리조트를 협상장으로 정하고 합의문의 초고를 보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북핵과 통상, 동아시아 안보균형 등 중국이 ‘핵심이익’을 천명한 영역에서는 물러서지 않을 태도를 보였다. 정 부장은 북핵문제에 대화와 타협을 동시에 강조했으며, 중국이 불공정 무역을 하고 있다는 트럼프 정부의 주장에는 “중국은 개혁개방을 지지한다”며 “수출 촉진을 위해 환율을 평가절하하지 않는다”고 부정했다. 또 국방부는 30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한반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반대는 말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며 압박을 지속했다. 백악관이 북핵ㆍ통상과 더불어 미중회담 3대 쟁점으로 거명한 남중국해에서도 중국은 군사력 증강에 열중하고 있다.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解放軍報)는 3일 스텔스 기능이 있는 신형 호위함 류판수이(六盤水)호를 남해함대에 실전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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