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녹지 면적 확대가 중요한 게 아니다.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시민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서 공원을 조성하는 일이다.”
공원과 녹지를 연결하는 보행로인 파크 커넥터(Park Connector NetworkㆍPCN)를 비롯해 싱가포르의 모든 공원을 운영ㆍ관리하는 국가공원관리위원회(National Parks BoardㆍNParks)의 카르티니 오마르 공원개발국장은 “공원이용률을 높이는 게 NParks의 핵심평가지표(KPI)”라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공원인 싱가포르 보타닉 가든 내에 위치한 NParks 본부에서 만난 오마르 국장은 PCN 보행로 조성 사업 배경에 대해서도 “시민여가활동 지원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PCN은 350여개에 이르는 싱가포르 내 공원뿐 아니라 다양한 명소를 연결함으로써 환경과 안전 여건을 개선하고 시민 여가 기회를 늘리기 위한 취지로 기획됐다”며 “싱가포르처럼 영토가 좁은 도시국가(697㎢ㆍ서울 605㎢)는 자칫 개인이 파편화돼 국론 분열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PCN은 보행로를 확장해 마음껏 걷고 뛰고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공동체 공간을 늘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PCN은 1992년 처음 등장했다. 하지만 기원은 1960년대 독립 싱가포르 공화국 초기부터 리콴유 초대 총리가 강조한 녹지정책, 즉 ‘정원도시(가든 시티ㆍGarden City)’ 정책이다. 시민 삶의 질을 개선하고 급격한 도시화 부작용을 막을 수단으로 도심 녹지 개발에 방점을 찍은 가든 시티 정책을 폈던 싱가포르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 효과적인 녹지 관리에 중점을 둔 ‘정원 속 도시(시티 인 어 가든ㆍCity in a Garden)’ 정책으로 확장했다. 일정 수준 이상의 녹지 확대가 한계를 맞으면서 공원과 공원을 잇는 PCN의 역할이 중요하게 부상한 것이다.
오마르 국장은 녹지 확대에 대한 시민 만족도가 88%로 나온 지난 2015년의 싱가포르 정책 만족도 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PCN 사업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그는 정부 주도로 성장한 싱가포르의 사례를 다른 나라에서도 적용할 수 있을지를 묻는 질문에 “시티 인 어 가든은 정부와 민간이 함께 녹지를 조성한다는 점에서 가든 시티 정책에서 좀 더 진화한 형태”라고 답했다.
그는 자전거 여행 코스 개발 등을 주도하는 ‘PCN 프렌즈’ 등 자원봉사 그룹을 예로 들어 “싱가포르의 녹지 관리는 초기에는 정부가 주도하는 톱다운 방식이었지만 주인의식을 가진 민간의 참여 없이는 지속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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