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 가계가 해외에서 쓴 돈이 29조원에 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8%를 넘은 해외소비 증가율은 국내소비 증가율보다 2.4배나 높았다.
2일 한국은행 국민계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거주자가 해외에서 소비한 금액(28조9,299억원ㆍ잠정치)은 2015년보다 8.3%(2조2,275억원) 급증했다. 이는 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최대치다. 가계의 해외 소비지출은 2012년 21조8,884억원, 2013년 22조7,558억원, 2014년 23조1,129억원 등으로 5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가계가 국내에서 소비한 금액(731조3,905억원)은 전년보다 3.4%(23조7,237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해외지출이 국내지출보다 2.4배나 크게 늘어난 셈이다. 해외지출이 급증하면서 가계총소비지출에서 해외지출이 차지하는 비중(3.8%)도 2015년보다 0.2%포인트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계의 해외소비는 외국에서 물품구매나 유학비 등으로 결제한 금액이다. 이른바 ‘인터넷 해외직구’나 회사 출장 등 업무로 외국에서 사용한 돈은 포함되지 않아 해외여행 증가와 밀접한 영향이 있다. 국내에서는 소비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는 반면, 해외에서는 가계의 지갑이 갈수록 활짝 열리고 있다는 얘기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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