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마지막 시즌에 돌입한 이승엽(41ㆍ삼성)이 개막 3연전 마지막 날 2017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쏘아 올리며 대기록 향연의 서막을 열었다.
이승엽은 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5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 0-0으로 맞선 2회말 선두타자로 나가 비거리 110m의 우월 선제 결승 솔로 아치를 그렸다. KIA 선발 김윤동의 2구째 시속 144㎞ 짜리 몸쪽 높은 직구를 걷어 올렸고,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한 이승엽은 타구를 바라보며 천천히 1루로 향했다. 3연전 마지막 날 홈팬들에게 쏘아 올린 개막 축포이자 시즌 1호 홈런이다. KBO리그 통산은 444호째로 450홈런에도 6개만 남겨 놓았다. 이 부문 2위 양준혁(은퇴ㆍ351개)과의 격차는 93개이며, 현역 2위 이호준(NC)은 330개에 불과해 이승엽의 발자취가 얼마나 독보적인지 알 수 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8년간 홈런 159개를 때린 이승엽의 한·일 통산 홈런은 603개로 늘었다. 이날 4타수 2안타(1홈런) 4타점 1득점을 보탠 이승엽은 각종 기록도 업데이트했다. 홈런과 함께 1위를 달리고 있는 통산 타점은 1,415개가 됐고, 2위인 득점(1,291)은 양준혁(1,299개)에 8개 차로 따라 붙었다.
이승엽의 홈런으로 물꼬를 튼 삼성 타선은 장단 17안타로 KIA 마운드를 두들겨 16-3으로 대승을 거뒀다. 전날 9회초까지 0-7로 뒤지다 9회말 7-7 동점을 만들고도 연장전에서 패했던 아쉬움을 분풀이한 삼성은 2패 후 개막 첫 승을, 김한수 삼성 감독도 데뷔 첫 승을 올렸다.
지난해까지 이승엽과 한솥밥을 먹다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4년 총액 100억원에 KIA 유니폼으로 갈아 입은 최형우도 친정을 상대로 이적 첫 홈런을 터뜨렸다. 최형우는 0-4로 뒤진 4회 삼성 선발 윤성환의 바깥쪽 공을 밀어 쳐 좌월 솔로홈런(비거리 110m)을 쏘아 올렸다.
kt는 장성우의 역전 결승 투런포를 앞세워 SK에 8-1로 역전승하며 개막 3연전을 쓸어 담고 시범경기 돌풍을 이어갔다. 3연전 독식은 kt와 LG뿐이다. 치어리더 관련 내용이 담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화 유출 파문으로 지난해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장성우는 545일 만의 복귀전이었던 이날 6번 포수로 선발 출전, 1-1로 맞선 4회초 무사 2루에서 SK 선발 문승원의 142km짜리 초구를 통타해 왼쪽 담장을 넘겼다. 홈런 역시 2015년 10월 5일 이후 545일만이다.
LG도 고척스카이돔에서 2회 터진 서상우의 선제 결승 투런홈런 등 10안타와 볼넷 5개를 묶어 넥센을 9-2로 제압, 개막 3연전을 모두 이겼다. 데뷔(2011년) 첫 선발 등판한 LG 윤지웅은 5⅓이닝 1실점 호투로 첫 선발승의 감격을 누렸다.
창원에서는 롯데가 NC를 12-4로 꺾고 전날 NC전 15연패를 끊은 데 이어 2연승을 올리며 ‘NC 공포증’에서 벗어났다. 롯데 강민호는 6회초 시즌 1호 솔로, 7회초 2호 3점포로 올 시즌 첫 연타석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잠실에서는 두산이 연장 12회말에 터진 민병헌의 끝내기 안타를 앞세워 5-4로 한화를 눌렀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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