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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당 홍준표 후보, 보수 가치부터 재정립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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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당 홍준표 후보, 보수 가치부터 재정립하길

입력
2017.03.3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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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경남지사가 31일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54.2% 지지로 친박계 김진태 의원(19.3%)과 이인제 전 의원(14.9%)을 압도했다. 이로써 5ㆍ9 대선은 한국당 홍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그리고 영남권 경선까지 3연승을 기록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경선 4연승을 달리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간 다자대결이 펼쳐질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당은 비록 대통령 파면으로 여당 지위를 잃었으나 국회 3분의 1 의석을 보유한 원내 제 2당이다. 그럼에도 한국당 경선은 국민의 주목을 거의 받지 못했다. 책임당원 현장 투표율조차 역대 최저인 10%대에 머물렀다. 후보들이 현실성 없는 공약을 남발하고 말꼬리 잡기식 인신공격과 비방으로 일관해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은 탓이다. 특히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계류 중인 홍 후보는 “민주당 1등 후보는 자기 대장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는 등 막말을 쏟아내 보수 후보 중 비호감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홍 후보의 현재 지지율은 미미하다.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대선후보 지지도는 불과 4%로 문재인 전 대표의 8분의 1 수준이다. 한국당이 새누리당 친박 세력의 후신이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막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홍 후보가 “다자구도면 승산이 있고, 좌파 대 우파 대결이면 우파가 승리한다”며 보수 단일화에 목을 매는 까닭이기도 하다. 홍 후보는 일단 바른정당 유 후보와의 단일화를 적극 추진한 뒤 보수ㆍ중도 대연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보수 후보 단일화 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불투명하다. ‘새로운 보수’를 지향하는 바른정당은 한국당과의 연대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며 친박계에 대한 강도 높은 인적 청산을 단일화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국당과의 무원칙한 연대는 당 정체성을 뿌리째 흔들어놓을 우려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튼튼한 안보의식을 토대로 한 책임과 헌신, 그리고 약자와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는 보수 가치의 기본이다. 홍 후보는 말로만 ‘우파 재건’을 주장할 게 아니라 보수의 가치부터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그 첫 걸음은 책임정치다. 한국당은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정부의 실패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한 적이 없다. 인적 청산 등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기는커녕 탄핵 정국 내내 민심에 맞서 탄핵 반대를 외치는 등 동떨어진 수구의 모습으로 일관했다. 보수 단일화 추진에 앞서 스스로 쇄신하는 노력부터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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