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27년 만에 북한 평양에서 ‘남북 축구대결’을 펼친다.
윤덕여(56)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4월 3일부터 11일까지 평양에서 열리는 2018 아시안컵 B조 예선을 위해 2일 중국으로 떠난다. 그날 베이징에서 하루를 머문 뒤 3일 오전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비자를 받고, 중국항공편으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한국 축구가 평양에서 경기를 치른 것은 1990년 10월 11일 남자대표팀의 ‘남북 통일 축구’가 마지막이었다.
이번 대회는 남북을 포함해 우즈베키스탄, 인도, 홍콩 등 5팀이 참가한다. 풀 리그로 경기를 해 1위만 내년 4월 요르단에서 열리는 여자 아시안컵에 출전한다. 아시안컵 본선이 여자월드컵 예선을 겸하기 때문에 이번에 1위를 못하면 2019년 프랑스 여자월드컵 진출도 좌절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위 한국은 5일 인도(56위), 7일 북한(10위), 9일 홍콩(65위), 11일 우즈베키스탄(42위)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차례로 맞붙는다. 분수령은 북한과 2차전이다. 나머지 팀들은 객관적인 전력상 어렵지 않게 이길 수 있을 전망이다. 북한을 누르면 사실상 아시안컵 본선 진출 확정이고, 비기면 골득실까지 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북한과 역대 전적에서 1승8무6패로 크게 열세다. 하지만 첼시 레이디스(잉글랜드)에서 활약하는 '지메시' 지소연(26) 등 정예 멤버가 총출동하는 만큼 아시안컵 본선 티켓을 따고 돌아오겠다는 각오다. 대표팀은 지난 20일 목포에서 소집돼 남자 고교 축구팀과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르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1990년 남북 통일 축구 당시 대표팀 선수로 평양에서 경기를 치렀던 윤덕여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북한 축구에 대한 적응력도 높아졌고 자신감도 붙었다. 북한을 상대할 때 느끼는 막연한 두려움도 많이 해소됐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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