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30일 부산에서 양보할 수 없는 일전을 벌였다. 수도권의 마지막 경선을 앞두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대세론과 이를 저지하려는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의 추격전이 부딪쳤다.
문 전 대표는 이날 텃밭이라 할 수 있는 영남권 경선에 올인했다. 경선이 진행된 부산 연제구 부산실내체육관은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호남과 충청 경선에서 누적득표율 55.9%를 확보한 문 전 대표 입장에서는 4월 3일 수도권ㆍ강원 경선에서 최종 후보로 낙점받기 위해서라도 영남권에 쐐기를 박아야 한다. 문 전 대표는 “호남에서도 충청에서도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셨으니 영남에서 더 압도적 지지 보내주셔야 문재인이 대세다, 영남이 디비졌다, 역사가 바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5월 9일, 반드시 정권교체 하겠다. 그리고 며칠 후 노무현 대통령님 8주기 추도식에 대한민국 제 19대 대통령으로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안 지사와 이 시장은 문 전 대표의 대세론을 저지하기 위해 협공을 펼쳤다. 두 주자는 영남권에서 반등의 계기를 만들지 못하면 수도권 마지막 경선에서 문 전 대표에게 후보를 내줄 수밖에 없다는 절박감이 가득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마지막 순회 경선지인 수도권은 문 전 대표에 대한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라 영남에서 후 순위 주자들이 의미 있는 득표를 하지 않으면 결선투표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때문에 두 주자의 연설 또한 문 전 대표를 함께 겨냥했다. 안 지사는 “우리가 더 이상 상대에 대한 미움과 분노만으로 나를 지지해달라고 이야기 하는 것에 머물러서는 세월호 그 슬픈 눈물 속 대한민국 새롭게 만들 수 없다”며 “기존 진보와 보수의 진영논리를 뛰어넘자는 안희정의 주장은 단순한 정치공학이 아니라 새로운 대한민국 향한 유일한 길, 김대중과 노무현 대통령이 못 다 이룬 미완의 민주주의를 완성하는 길”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 시장은 “일체의 기득권으로부터 자유로운 제가 끊임없는 도전으로 위기와 한계를 넘어온 실력으로 국민과 손잡고 공정사회 건설, 적폐청산의 역사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각 캠프는 저마다 승리를 장담했다. 문 전 대표 측은 “여야 모든 후보 가운데 영남에서 문 전 대표에 대한 지지가 높다”면서 “영남 승리에 이어 수도권에서 모든 순회 경선지를 통틀어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 결선으로 직행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안 지사 측은 “문 전 대표의 55% 득표를 막는다면 결선투표도 가능하다”며 “영남에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주장했다.
부산=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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