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ㆍ조윤선ㆍ문형표 등 수감
서울구치소 역대급 ‘범털 집합소’
‘전직 대통령과 비서실장, 여러 장차관, 그리고 비선실세. 여기에 재계 1위 오너 3세까지.’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가 3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수감으로 “거의 임시정부 수준”이란 웃지 못할 농담이 퍼지고 있다. 정계 재계인사들이 많이 수감돼 ‘범털(사회적 지위가 높은 수용자를 뜻하는 은어) 집합소’라 불린다지만 서울구치소에 이번처럼 많은 역대급 미결수가 몰린 적은 없다.
무엇보다 이날 부로 미결수가 된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을 망가뜨린 ‘40년 지기’이자 수감 선배인 최순실(61)씨와 조우할지 여부가 관심사다. 그러나 현행법상 공범끼리는 ‘분리 수감’한다는 규정이 있어 두 사람이 마주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게 중론이다. 박 전 대통령이 수감되면서 최씨가 다른 구치소로 이감될 것이란 얘기도 나돈다.
두 사람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구속된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도 현재 독방 생활 중이다. ‘삼성 합병’ 부당 개입 혐의를 받는 문형표(61) 전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곳에 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연루된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5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역시 한솥밥을 먹고 있다. 최씨의 국정농단에 관여한 김종(56) 전 문체부 차관과 차은택(48) 전 창조경제추진단장도 구치소 식구다. 공모자에서 수사도우미로 변신했다는 평을 받는 최씨 조카 장시호(38)씨도 이곳 멤버다.
반면, 미르ㆍK스포츠재단 강제모금과 최씨 측 이권 몰아주기에 앞장 선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문고리 3인방’으로 최씨에게 비밀문건을 넘긴 정호성(48) 전 부속비서관은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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