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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추가 인센티브 없다” 방침에 대우조선 채권단 “희생만 강요”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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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추가 인센티브 없다” 방침에 대우조선 채권단 “희생만 강요” 불만

입력
2017.03.3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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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재조정 참여가 손실 줄여”

정부 보고서에 채권단 ‘속앓이’

연합뉴스
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을 살린다는 취지로 2조2,000억원의 채무재조정 참여를 요구받은 시중은행과 사채권자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당국이 채무재조정에 참여하는 게 그나마 손실을 줄이는 길이라는 식으로 채권단을 압박하기만 할 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추가 인센티브를 강구해 달라는 채권단의 요청엔 아예 귀를 닫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대우조선의 지난해 감사보고서 내용을 반영한 대우조선 최종 실사보고서를 채권단에 전달했다. 실사보고서엔 구조조정 방식별로 채권단의 손실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늦어도 내달 18일까지 정부가 정한 채무재조정에 참여할지 여부를 정해야 하는 채권단의 의사 결정을 돕기 위한 취지라는 게 산은의 설명이지만, 채권단은 사실상의 압박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정한 대로 출자전환에 동참하지 않으면 손실 규모가 훨씬 커진다는 내용인데 채권단으로선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채무재조정에 참여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부는 시중은행과 사채권자에 대우조선 회사채와 대출 1조3,100억원을 주식으로 떠안는 등 총 2조2,000억원의 채무재조정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최근 시중은행들은 5억달러의 선수금환급보증(RG)을 추가로 떠안으면서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채권단은 정부가 일방적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채권단은 당국에 채권단 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 산은이 추가 감자에 나서고, 채권단이 출자전환된 주식을 싸게 살 수 있게 출자전환을 위한 신주 발행가격(4만350원)을 더 깎아달라고 요구했지만 바로 거부당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사채권자 집회 일정을 이미 공시한 상황에서 이들을 위한 추가 인센티브를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산은의 추가 감자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다만 채권단이 출자전환된 주식을 빨리 팔 수 있도록 일반공모 방식으로 출자전환을 추진하는 방안은 검토 중이다. 3자 공모 방식으로 하면 보호예수 규정이 적용돼 6개월간 주식을 팔지 못하지만 일반공모로 하면 이런 절차가 없다. 채권단은 시큰둥하다. 대우조선은 이미 한국거래소로부터 기업 개선 권고를 받아 9월28일까지 주식 거래가 정지돼 있기 때문이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대우조선은 올 상반기 감사의견으로 적정을 받아도 주식거래를 장담하기 어려운데 주식을 빨리 팔게 해줘 봐야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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