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안양 KGC인삼공사의 창단 첫 챔피언 등극을 이끈 ‘역전의 용사’ 김태술(33ㆍ서울 삼성)과 박찬희(30ㆍ인천 전자랜드)가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
둘은 3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6강 플레이오프(5전3승제)에서 함께 우승을 일궈냈던 옛 영광은 잠시 묻어두고 야전사령관으로서 각각 정규리그 3위 삼성과 6위 전자랜드를 진두지휘 한다.
김태술, 박찬희는 올 시즌 나란히 새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다. 김태술은 지난 시즌 전주 KCC에서 평균 4.5점 3.7어시스트로 부진했지만 삼성으로 옮긴 뒤 7.5점 5.3어시스트로 부활했다. 박찬희도 KGC인삼공사에서 뛴 2015~16시즌 5.0점 3.0어시스트에 그쳤으나 이번 시즌 7.5점 7.4어시스트로 성적을 끌어올렸다. 어시스트는 부문 1위까지 올랐다.
단기전에서는 골 밑 싸움이 중요하지만 경험이 풍부한 포인트 가드의 역할 역시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한 고양 오리온의 조 잭슨이 좋은 예다. 삼성은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마이클 크레익의 외국인 듀오가 든든하지만 반대로 이들에게 공격이 편중되면 고전할 수도 있다. 때문에 김태술이 문태영과 김준일, 임동섭 등 국내 선수들의 공격력을 살려주는 패스 공급이 중요하다.
전자랜드도 토종 선수들의 공격 가담이 필수 요소다. 전자랜드는 정규리그 막판 제임스 켈리를 재영입하며 공격력을 보강했으나 기존 커스버트 빅터가 수비형에 가까워 국내파들이 지원 사격에 나서야 한다. 박찬희는 정규리그 4라운드 삼성과 경기에서 트리플 더블을 달성한 자신감도 있다.
이번 대결을 앞두고 김태술은 “정규리그 막바지에 경기력이 안 좋아 순위가 떨어져 아쉽다”며 “잘 준비해서 좋았던 시즌 초반의 모습을 보여 최대한 높이 올라가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박찬희는 “시즌 막판까지 창원 LG와 힘든 순위 싸움 끝에 올라왔다”면서 “힘들게 올라온 만큼 도전자라는 생각을 갖고 끝까지 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은 30일 이상민(45) 감독과 재계약 했다. 삼성은 “이 감독과 기존 계약 기간은 4월말에 만료되지만 플레이오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재계약을 조기 결정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3년이며, 계약금 및 연봉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 감독은 “일단 우승을 위해 플레이오프에 전념하겠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팀을 리빌딩해 전통의 명가에 걸맞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