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약 400마리를 지극정성 보살피는 여성이 있다. 폐품을 팔아 생계를 이어가는 이 여성은 본인은 굶을지언정 개들의 끼니는 거르는 일 없이 챙겨준다.
이달 중순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이머저에는 인도 뉴델리 사켓에 거주하는 65세 프라티마 데비 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프라티마 씨는 방수포로 덧댄 창고를 보금자리 삼아 120마리의 개를 데리고 산다. 그는 창고에서 함께 사는 개들 이외에도 이 지역의 유기견 280마리까지 책임지고 돌본다. 프라티마 씨의 극진한 유기견 사랑은 올해로 30년 째다.
"남편과의 불화로 가정을 떠나 홀로 살아왔습니다. 길 위에서 개들과 더불어 살면서 이전보다 훨씬 더 행복합니다. 여기서 만난 개들만이 제 기쁨이죠."
프라티마 씨는 일곱 살 때 열 살 연상인 남편과 결혼했다. 결혼 생활은 평탄치 않았다. 무직인 남편은 술에 취해 프라티마 씨를 심하게 폭행하는 일도 잦았다. 그는 "지난 날엔 혼자서 돈을 벌어 자녀 셋을 책임져야 했다"며 "자녀들은 고향으로 돌아와 함께 살자고 하지만, 지금 내겐 유기견을 위해 사는 삶이 더 의미 있다"고 말했다.
남편과 헤어진 뒤 뉴델리로 떠나 온 프라티마 씨는 혼자 노점상을 운영하며 길 위의 유기견들과 정을 쌓았다. 어느 날 시 경찰이 찾아와 노점상을 철거했고,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그녀는 아예 유기견들과 더불어 길 위에서 살기로 결심했다. 그는 "주인에게 버림받거나 사고를 당한 개들은 내게로 와 서로 의지하고 산다"며 "모두 자식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프라티마 씨가 종일 폐품을 주워다 팔아 버는 돈은 하루 200루피, 한화로 약 3,400원이다. 이 돈으로 식량을 사고 구호 단체로부터 지원받아 하루에 쌀 12㎏과 고기5㎏, 우유 10ℓ를 개들에게 나눠준다. 다친 개가 있으면 밤낮으로 간호하고 심한 경우엔 병원에 데려가 치료해준다.
"유기견을 마주친 사람들은 대부분 뒷걸음질 치며 피합니다. 제가 늙어 세상을 떠나면 누가 이 개들을 보살필지 걱정이 큽니다. 좋은 사람이 나타나 제가 해온 일을 이어가 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프라티마 씨는 스스로 병든 몸을 챙기며 약을 사먹을 돈도, 빗물이 새는 창고 천장을 고칠 여력도 없다. 하지만 그는 앞으로 더 살아있는 한 이 곳의 유기견 400마리를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김서로 인턴기자 (이화여대 행정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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