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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게 털 깎고 기다렸지만 엄만 돌아오지 않았어요”

입력
2017.03.3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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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되어주세요] 107. 열 살 이상 추정 몰티즈 소망이

소망이는 눈도 잘 안보이고 귀도 잘 안 들리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사람의 손길을 그리워 한다. 카라 제공
소망이는 눈도 잘 안보이고 귀도 잘 안 들리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사람의 손길을 그리워 한다. 카라 제공

눈치 빠른 반려동물이라면 데려가기 힘든 곳이 있습니다. 바로 동물 병원과 미용실인데요, 반려동물의 건강과 미용을 위해서는 조금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데려가지 않을 수는 없는 곳입니다.

하지만 주인이 반려동물을 맡기고 데려가는 시스템으로 운영되다 보니, 동물들을 데려가지 않는 경우도 생기고 있습니다. 때문에 병원과 미용실에 동물들이 버려지는 장소가 되는 경우도 있는데요.

지난 2014년 당시 일곱 살 가량으로 추정된 몰티즈 종 소망(암컷)이도 미용실에 버려진 경우였습니다. 3㎏의 작은 체구에 귀여운 외모였지만 눈동자가 뿌옇게 되고 있었습니다. 그 때문이었을까요. 소망이를 맡긴 주인은 연락이 닿지 않았고, 미용사 언니가 소망이를 돌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버려진 동물들은 많아졌고 결국 주변의 민원으로 미용실은 닫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미용사 언니는 미용실을 닫고도 개들을 돌봐왔지만 수가 늘고, 노견인 소망이에게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주지 못하는 미안함에 동물단체 카라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분홍색 옷을 입고 핀을 꼽은 소망이는 7개월째 서울 마포구 잔다리로 카라의 동물병원에서 지내고 있다. 카라 제공
분홍색 옷을 입고 핀을 꼽은 소망이는 7개월째 서울 마포구 잔다리로 카라의 동물병원에서 지내고 있다. 카라 제공

소망이는 지난 해 가을부터 카라의 동물병원에서 지내고 있는데요, 눈도 잘 보이지 않고, 귀도 잘 들리지 않기 시작한데다 너무 작고 활동성이 떨어져 1층 카페 아름품에서는 지낼 수 없다고 해요. 소망이는 그래도 여전히 사람을 믿고, 손길을 받아들이는 개입니다.

예쁘게 털을 깎고 기다렸지만 돌아오지 않는 가족을 기다린 소망이가 지금 가장 바라는 소망은 병원 한 켠 밖으로 나가 남은 날들을 함께할 가족이 생기는 걸 겁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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