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인지가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 미션힐스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 연습 라운드에서 다이나 쇼어 동상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사진=LG 전자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루틴(Routine)'은 특정한 결과를 만들기 위해 하는 일련의 습관화된 행동이나 의식, 심리적 과정을 의미한다.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스파이크 서브 킹' 문성민(31ㆍ현대캐피탈)은 서브시 항상 같은 패턴을 보인다. 그는 공을 몇 차례 튀긴 후 소매를 걷고 공을 주시한 다음 공을 다시 돌리고 세 걸음을 뛰어 점프해 서브한다.
'징크스(jinx)'가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데 반해, 루틴은 긍정적인 결과를 얻기 위한 노력이다.
전인지(23)는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 골프장 다이나 쇼어 코스(파72)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 우승을 위해 자신만의 의식을 했다. 전인지는 본지와 신년 인터뷰에서 "18번홀 그린 옆에 세워진 영화배우 다이나 쇼어의 동상을 보면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 올라온다. 매년 동상하고 포옹을 한다"며 "올 해 목표 중 하나는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해 같은 코스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거뒀다. 전인지는 우승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연습일인 29일 다이나 쇼어 동상과 손을 잡았다.
'멘탈 스포츠'인 골프에서 루틴은 적지 않은 역할을 한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2)는 루틴에 엄격하기로 정평이 난 선수다. 그는 훈련 때 샷 준비동작을 스톱워치로 재며 초 단위 루틴을 완성했다. 조던 스피스(24ㆍ이상 미국)는 티오프 전 '75분 법칙'을 활용한다. 그는 경기 전 75분을 '15분-35분-10분-15분'으로 나누어 연습하는데 처음과 마지막 15분은 퍼팅을 점검한다.
'골프여제' 박인비(29ㆍKB금융)는 페어웨이와 그린 위를 걷는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곤 한다. 같은 리듬과 템포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다. 이 같은 노력은 그의 백스윙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박인비의 백스윙은 그 속도가 상당히 느린 편이다. 스윙의 한 방법으로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론 자신만의 리듬과 템포로 치기 위한 루틴으로도 볼 수 있다.
'아마추어 최강' 성은정(18)은 지난해 본지에 "빈 스윙을 2차례 하고, 들어갈 때는 무슨 생각을 한다는 틀을 정했다. 또 어드레스 상태에서 오래 있지 않으려 한다. 오래 있으면 생각이 많이 들게 되고 몸이 경직이 되기 때문에 편안하게 치지 못한다"고 자신의 루틴에 대해 말했다.
양궁 국가대표팀의 기보배(29ㆍ광주광역시청)는 '심플하게 쏘는 것', '내 자세 기술을 믿는다' 등이 적힌 '루틴 노트'를 공개하기도 했다.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32ㆍ미국)는 경기 전 스타팅 블록에 올라가 양 팔을 크게 펼쳤다가 접으면서 자신의 몸을 감싸는 행동을 한다. '테니스 여왕' 세레나 윌리엄스(36ㆍ미국)는 대회 기간 같은 양말을 신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신발끈을 묶는다.
배드민턴 스타 이용대(29ㆍ요넥스)는 속옷에 따라 그날 컨디션이 달라진다. 대회에 따라 속옷 상의나 하의에 특별히 신경 쓴다.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적인 파워포워드 칼 말론(54ㆍ미국)은 자유투를 할 때 중얼거리기는 습관이 있다.
사소한 습관인 루틴은 때론 선수의 성적이나 팀 승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선수들은 루틴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심리적 불안을 느껴 평소보다 부진하곤 한다. 다만 루틴에 대한 믿음이 지나칠 경우 일상 생활에서도 불편을 느낄 수 있다.
은퇴한 농구 전설 서장훈(43)은 강박증이 선수 시절 승부욕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유투를 넣을 때 공을 몇 차례 튕긴다는 것을 정해놨다. 신발 끈도 왼쪽부터 맨 적은 한 번도 없다"고 과거 루틴에 대해 털어놨다. 서장훈은 사물을 일정한 방향으로 배열해야 마음이 안정된다는 등 강박 증상 관련 발언들을 방송에서 수 차례 한 바 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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