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관부터 완전히 다른 디자인
테두리 베젤 부분 최소화해
화면 키우고 몰입감 극대화
음성ㆍ카메라 등 인식하는 빅스비
시용자 상황 맞게 이해하고 척척
홍채ㆍ지문 이어 얼굴인식 도입
얼굴만 갖다대도 잠금 풀려
내달 21일 국내 출시 예정
29일(현지시간) 11시 미국 뉴욕의 링컨센터. 하늘색 와이셔츠와 짙은 파란색 양복을 착용한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이 곳에 마련된 대형 무대에 올라 전 세계에서 모인 2,000여명의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들 앞에 섰다. 단종으로 끝난 갤럭시노트7 사태 이후 처음으로 서는 공식 무대지만 그의 표정에서 긴장감이나 불안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어느 때보다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입을 연 그는 “삼성전자는 1988년 첫 휴대폰을 출시한 이후 손 안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계속 확대하며 미래 기반이 되는 혁신을 소개해 왔다”며 “갤럭시S8ㆍS8플러스는 소비자들에게 모바일 라이프(생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8ㆍS8플러스가 베일을 벗었다. 고 사장이 이날 전 세계에 처음으로 선보인 갤럭시S8ㆍS8플러스는 삼성전자가 2010년부터 매년 상반기 내놓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의 여덟 번째 제품이다. 그러나 마치 갤럭시노트7 사태를 딛고 일어난 삼성전자 휴대폰의 새 출발을 알리듯, 갤럭시S8은 외관부터 기존 제품과는 완전히 다른 디자인을 내세웠다. 화면 몰입감을 극대화한 일명 ‘인피니티 디스플레이’와 디스플레이 주변 테두리(베젤)를 최소화한 ‘베젤리스’다. 여기에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비서 ‘빅스비’를 처음 탑재해 손가락으로 누르는 것뿐 아니라 말하거나 카메라로 찍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스마트폰과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가 ‘뼛속부터 탈바꿈’한 갤럭시S8으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첫해 판매량 약 5,000만대를 기록한 전작 갤럭시S7의 성적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로 새로워진 디자인
각각 5.8인치와 6.2인치 크기인 갤럭시S8과 갤럭시S8플러스는 화면 크기를 극대화한 일명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로 스마트폰 디자인의 새 시대 개막을 알렸다. 디스플레이가 모서리 쪽으로 둥글게 휘어지는 엣지 디스플레이로 화면 좌우 테두리(베젤)을 최소화한 데 이어, 상하 베젤도 카메라와 스피커만 들어갈 수 있는 자리만 남기고 거의 없앴다. 또 기존 갤럭시S 시리즈에서 화면 아래 쪽에 붙어있던 네모난 홈버튼을 없애고 화면 안에서 터치 방식으로 구동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이 때문에 ‘화면만으로 꽉 찼다’는 인상을 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8ㆍS8플러스는 앞 면 전체에서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83.3%, 83.9%로 갤럭시S7(약 73%) 보다 훨씬 커졌다”고 설명했다.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는 사용자가 한 화면에서 더 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 여러 응용 소프트웨어(앱)를 한 번에 사용하는 멀티 윈도우도 훨씬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가령 화면을 위 아래 두 개로 분할해 위쪽에서 동영상을 감상하면서 아래 쪽에서는 문자 메시지에 답장을 보낼 경우, 기존에는 자판을 실행하면 동영상이 가려졌지만 갤럭시S8에서는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갤럭시S8 시리즈의 화면 비율은 18.5대 9다. 동영상 콘텐츠는 16대 9로 화면비로 제작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아직 대다수의 영화는 21대 9의 화면비를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6대 9와 21대 9 콘텐츠를 모두 최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화면비가 바로 18.5대 9라고 설명했다.
독자개발 AI 비서 빅스비 첫 지원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AI 비서 빅스비도 갤럭시S8ㆍS8플러스에 들어갔다. 빅스비는 기존 터치 방식에 더해 음성, 카메라 등 다양한 입력 방식으로 정보를 받아들인다. 특히 삼성전자는 제품 왼쪽에 빅스비 전용 단추를 넣어 직관성을 높였다. “빅스비”라고 불러 호출하기 어려운 외부에서도 빠르고 쉽게 빅스비를 실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빅스비는 사용자의 상황과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예를 들어 오전에 “빅스비, 퇴근할 때 빵 사라고 알려줘”라고 주문해 두면, 오후에 회사를 나설 때 위치 확인을 통해 퇴근 중이라는 것을 파악하고 “빵을 사야 한다”고 알려준다.
빅스비는 전화, 메시지, 설정 등 삼성전자 자체 앱을 우선 지원한다. 이후 스마트폰에 깔린 앱의 거의 모든 기능을 음성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차츰 강화될 예정이다.
지문ㆍ홍채ㆍ얼굴인식에 강력한 카메라
갤럭시S8 시리즈에는 홍채인식, 지문인식에 이어 ‘얼굴인식’도 도입됐다. 이를 통해 얼굴만 갖다 대도 스마트폰 화면 잠금을 빠르고 쉽게 풀 수 있다. 전면 카메라와 정면으로 눈을 마주쳐야 하는 홍채인식과 달리 얼굴인식은 얼굴을 슬쩍 비추기만 해도 잠금을 풀어줘 하루에도 수 십 번씩 잠금 해제를 하는 스마트폰 이용자들에게 유용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상용화된 세 가지 생체 인식 기술을 모두 제공하는 스마트폰은 갤럭시S8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의 눈’인 카메라 성능도 개선됐다. 자동으로 초점을 맞춰 주는 800만 화소 전면 카메라로 고품질의 셀프카메라 촬영이 가능하고, 1,200만 화소 후면 카메라로 어두운 곳에서도 밝고 선명한 사진을 빠르게 촬영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귀’에 해당하는 기본 이어폰의 경우 삼성전자가 최근 인수한 하만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AKG의 기술을 적용해 음질을 크게 끌어 올렸다.
이 외에도 갤럭시S8ㆍS8플러스는 세계 최초로 10나노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10나노 옥타코어 프로세서는 소비 전력은 더 낮지만 전작 대비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은 10% 이상, 그래픽 성능은 21% 이상 향상됐다. 또 방수방진, 외장 메모리 삽입 등 전작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기능들도 갤럭시S8에 그대로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 공개와 함께 갤럭시S8을 마치 컴퓨터(PC)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삼성 덱스’와 가상현실(VR) 헤드셋 ‘기어VR’, VR 카메라 ‘기어360’ 등 주변 기기도 선보였다. 이를 통해 갤럭시S8 이용자들에게 소비자들에게 다양하고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달 21일 국내 출시… 출고가 90만원대
갤럭시S8ㆍS8플러스는 4월 21일 우리나라를 시작으로 전 세계에 순차 출시될 예정이다. 국내 출고가는 최저 90만원대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검은색(미드나이트 블랙), 보라빛 회색(오키드 그레이), 은색(아크틱 실버), 하늘색(코랄 블루), 금색(메이플 골드) 5가지 색상으로 나온다. 내장 용량은 64기가바이트(GB) 단일 모델로만 출시된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1일 삼성 디지털프라자와 전국 이통사 유통점 등 4,000여개 매장에서 갤럭시S8 체험 행사를 시작한 뒤 7일부터 17일까지 갤럭시S8을 예약 판매할 예정이다. 이 기간 갤럭시S8를 예약 구매한 소비자들은 출시 예정일보다 3일 빠른 18일부터 기기를 미리 배송 받아 개통할 수 있다.
뉴욕=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