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사립대 축구부 감독과 코치가 수년간 학부모들로부터 수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선수와 학부모 수십 명으로부터 항공료 등 경비 명목으로 수억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서울의 한 사립대 축구부 감독 A씨와 코치 B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축구부가 해외 전지훈련을 갈 때마다 “전지훈련 항공료는 학교에서 지원을 해주지 않는다”고 속여 총 3억~5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 같은 방식으로 8년 동안 선수 1인당 수백만원씩 걷었는데, 실제로는 학교 측이 전지훈련 항공료를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코치 B씨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 주는 장학금을 가로채 임의로 다른 학생에게 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런 이유 없이 장학금 수여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반납하라”고 한 뒤 자신에게 장학금을 돌려줄 학생을 장학생으로 재선정해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수년간 이어져온 범행은 2015년 참다 못한 학부모가 ‘스포츠4대악신고센터’를 만든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신고 접수 이후 A, B씨는 전지훈련 항공료로 받은 돈 일부를 돌려주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원 제기와 함께 경찰 수사도 시작됐지만 1년 넘도록 두 사람은 해당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4월 이들이 근무하는 학교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학부모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며 “추가 수사를 통해 신병 처리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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