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한 개인에 반대해서
연대하는 건 맞지 않아
누굴 도울 생각도 안 해”
金측 “각 당 후보 정해지면 행동”
출마 강행보다 연대 역할 맡을 듯
이른바 ‘3지대 연대론’을 추진하고 있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의 광폭 행보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및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 정운찬 전 국무총리와 연쇄 회동으로 보폭을 넓히던 홍석현 전 중앙일보ㆍJTBC 회장까지 끌어들였으나 홍 전 회장이 ‘반문(재인)연대’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홍 전 회장 및 정 전 총리와 만나 차기 대선과 관련한 입장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는 주로 중도ㆍ보수 세력이 권력을 분점 하는 공동정부 구상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졌다. 정 전 총리는 본보와 통화에서 “정치 개혁과 더불어 국정 안정이라는 측면에서 차기 정권은 연합정부ㆍ공동정부 구성을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반문연대의 외연을 확대하려는 포석으로 홍 전 회장까지 끌어들인 것으로 관측된다. 홍 전 회장의 경우,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만큼 ‘3자 연대’가 성사된다면 정치적 시너지 효과가 적지 않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회동 직후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주최 '전환기 통일평화정책 대토론회'의 강연자로 나선 홍 전 회장은 반문연대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강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이날 조찬회동을 비문연대 신호탄으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그런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다"면서 "정치가 산산조각이 났는데 개인에 반대해서 연대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종인 전 대표를 도울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누굴 돕거나 그럴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오늘 (조찬회동에서도) 일하는 정부가 되려면 통합정부, 공동정부가 돼야 하고 대선이 끝나도 한반도 안보위기와 정치혼란이 커지지 않을까 그런 걱정을 했다"고 전했다. 홍 전 회장은 김 전 대표와의 회동에서 공동정부 논의가 이뤄진 것과 관련해서도 “정권이 주도하는 초법적이고 강제적인 하향식 적폐 청산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차원에서 한 얘기”라며 “갑자기 연락이 와 주제를 모르고 만났고, 타이밍이 그렇다 보니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것 같다”고 3차 회동을 둘러싼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에 따라 독자출마 가능성까지 부인하지 않는 김 전 대표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독자 세력이 없는 김 전 대표가 무리하게 출마를 강행하기 보다는 국민의당이나 바른정당, 자유한국당의 향후 연대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김 전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국민들이 시선이 집중됐지,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나 외교ㆍ안보 문제 해결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구호만 현란할 뿐이지 않느냐”며 “4월 초 각당의 대선 후보들이 정해지면, (제3지대 구성을 위한) 실제 액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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