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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로 풀어 본 2017 프로야구단의 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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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로 풀어 본 2017 프로야구단의 화두

입력
2017.03.2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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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한화), 양상문(LG), 김경문(NC), 김한수(삼성), 조원우(롯데ㆍ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감독. 한화ㆍLGㆍNCㆍ롯데ㆍ삼성 제공
김성근(한화), 양상문(LG), 김경문(NC), 김한수(삼성), 조원우(롯데ㆍ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감독. 한화ㆍLGㆍNCㆍ롯데ㆍ삼성 제공

대학 교수들이 선택한 2016년의 사자성어는 ‘군주민수(君舟民水)’였다. ‘강물(백성)이 화가 나면 배(임금)를 뒤집을 수 있다’는 뜻으로 당시 시국을 반영한 말이다. 감독과 선수의 궁합이 맞지 않으면 결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는 프로야구도 되새겨볼 만하다. 서른 여섯 번째 시즌의 출발 선상에 선 10개 구단의 희망과 현실을 사자성어로 풀어본다. 

금성탕지(金城湯池) 두산

김태형 감독의 지휘아래 한국시리즈 3연패에 도전하는 두산은 9개 구단 ‘공공의 적’이다. 그러나 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장원준-유희관으로 이어지는 ‘판타스틱4’가 건재하고 타선 또한 막강해 올 시즌에도 ‘원톱’으로 평가된다. 난공불락(難攻不落)으로는 감히 설명이 부족하다. ‘펄펄 끓는 물로 가득 채운 연못이 있어 다른 팀들이 근접할 수 없는 견고한 성’으로 불려야 마땅하다. 

평기허심(平氣虛心) NC

‘만년 2인자’ 김경문 감독에게는 와신상담(臥薪嘗膽)이란 말이 어울릴 수도 있지만 팀에겐 평기허심이 중요한 덕목이다. 지난해 승부조작과 음주운전 등 선수 사생활 관련 불미스러운 사건ㆍ사고에 오르내려 프로야구 전체를 위기로 내몰았던 NC는 ‘심기를 조용하게 가져 잡념을 없애는 일’이 먼저다. 

동주공제(同舟共濟) 넥센

장정석 신임 감독이 스스로 꼽은 올 시즌 키워드다. ‘같은 배를 타고 함께 물을 건넌다’는 뜻이다. 해마다 약체 평가를 비웃고 가을에 웃었던 넥센은 올 시즌에도 선수단과 프런트, 팬이 우승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한 배를 타고 함께 간다는 의미로 정했다. 감독은 바뀌었지만 '스타'보다 '팀워크'를 내세운 팀 컬러는 바뀌지 않는다. 장 감독은 "감독 중심의 야구가 아닌 팀 내 각 파트의 힘들이 하나로 결집될 때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건곤일척(乾坤一擲) LG

암울한 역사를 청산하고 최근 4년 간 세 차례나 가을 야구를 즐기며 명가 부활을 예고한 LG의 목표는 더 이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아니다. 95억원을 들여 차우찬까지 영입한 만큼 이제는 ‘우승’이라는 두 글자를 떠올리고 있다. 1994년 이후 20년이 넘도록 정상에 서 보지 못한 LG나, 계약 기간 마지막 해의 양상문 감독에게나 ‘천하를 걸고 벌이는 한판 승부이자 사생결단’의 시즌이다. 

권토중래(捲土重來) KIA

2년 전 KIA 지휘봉을 잡은 김기태 감독은 주축 선수들의 공백 속에 ‘맨손’으로 시작해 지난해 5위로 포스트시즌까지 진출해 야구인들의 박수를 받았다.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2017년을 재도약 원년으로 삼은 KIA는 스토브리그에서 지갑을 열어 약점을 보완해 두산의 대항마로 꼽히고 있다. ‘힘을 길러 재도전하는’ 권토중래가 딱 어울린다.

그림 2김진욱(kt), 김기태(KIA), 김태형(두산), 트레이 힐만(SK), 장정석(넥센ㆍ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감독. ktㆍKIAㆍ두산ㆍSKㆍ넥센 제공
그림 2김진욱(kt), 김기태(KIA), 김태형(두산), 트레이 힐만(SK), 장정석(넥센ㆍ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감독. ktㆍKIAㆍ두산ㆍSKㆍ넥센 제공

비룡승운(飛龍乘運) SK

와이번스(비룡)를 팀 명으로 쓰고 있는 SK를 가리키는 적절한 말일 것이다. 한 때 ‘왕조’라 불렸던 SK는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후 KBO리그 사상 두 번째 외국인 사령탑인 트레이 힐만 감독을 영입했다. ‘비룡이 구름을 타고 하늘에 오르는’ 건 액면 그대로 SK의 바람이기도 하고, ‘영웅이 때를 만나 득세한다’는 속뜻은 힐만 감독에게 거는 구단의 기대이기도 하다. 

파부침주(破釜沈舟) 한화

지난 겨울부터 한화는 스토브리그에서 지갑을 닫았다. 그룹 차원에서 더 이상 대형 자유계약선수(FA) 영입은 없다는 메시지였다.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한화는 인생의 길흉화복이 항상 바뀌어 예측할 수 없다는 ‘새옹지마(塞翁之馬)’를 바라기 전에 ‘솥을 깨뜨리고 배를 가라앉히겠다’는 결사의 각오로 무장해야 한다. 3년 계약의 마지막 해를 맞는 김성근 감독도 마찬가지다. 

마부위침(磨斧爲針) 롯데

2000년대 초반 하위권에 맴돌던 롯데는 8년의 노력 끝에 2008년 가을 야구를 경험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 부임 후 만든 반전드라마였다.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들 듯, 노력과 인내로 거둔 성과는 달콤했다. 롯데는 이후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라 강팀의 반열에 올라서는 듯 했다. 하지만 2013년부터 다시 4년째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빅보이 이대호가 돌아왔지만 조원우 감독은 ‘마부위침’의 자세를 잊어서는 안 된다. 

절치부심(切齒腐心) 삼성

2015년까지 정규시즌 5연패와 한국시리즈 4연패를 달성한 삼성에게 적수는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창단 첫 9위로 내려 앉았다. 모기업의 야구단 긴축 경영 방침까지 맞물려 최형우(KIA)도 잃고 차우찬(LG)도 뺏겼다. 1등 자존심이 땅에 떨어진 삼성과 김한수 신임 감독은 ‘이를 갈고 마음을 썩이고’ 있다. 

적토성산(積土成山) kt

작은 물건도 많이 모이면 상상도 못할 만큼 커진다. 2015년 NC가 그랬다. 신생팀 혜택이 사라지며 외국인 투수는 3명에서 2명으로 줄었지만 선수들의 잠재력이 폭발하면서 1군 진입 3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시범경기 1위로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는 kt에도 슈퍼스타는 없지만 김진욱 감독의 리더십이 적토성산의 팀으로 변모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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