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70주년을 맞은 영남대가 지속 가능한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한 체제 정비에 나섰다. 학령인구 감소와 교육부의 대학 구조조정 정책 추진 등 급변하는 대학 여건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부임한 서길수 신임 총장은 취임 일성으로 대학 경영 효율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리고는 곧바로 조직을 개편했다. 행정사무와 대외협력을 총괄하는 행정부총장을 신설했고, 학생역량개발처를 학생처로 통합하는 등 대학본부 처 단위 조직을 통ㆍ폐합했다. 행정부총장을 신설함에 따라 교학부총장(교육ㆍ연구)과 의무부총장(의료원) 등 3인의 부총장이 책임 경영을 주도하게 됐다. 단계적이고 안정적인 구조개혁을 통해 대학 재정 건전성 확보와 합리적이고 적정한 대학 행정 구조를 정착시키겠다는 의도다. 상위조직을 우선 개편했고, 단계별 조직 개편을 추진할 예정이다.
‘미래를 열어가는 밝고 강한 지역거점 대학’이라는 새 비전도 내걸었다. ‘밝은 교육’과 ‘맑은 행정’, ‘튼튼한 재정’을 3대 핵심가치로 삼고 ▦학생의 미래를 최우선으로 삼는 수요자 중심대학 위상 정립 ▦지역기반 거점대학 역할 수행 ▦대학 발전 동력 확보를 위한 재정건정성 확보에 역점을 두고 있다.
취임식에서 “무한경쟁 시대인 지금이 영남대가 재도약을 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이라고 강조했던 서 총장은 “다른 대학과는 차별화된 전략적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한 시기에 지방대학이 가진 한계점을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고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목표와 전략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지역 거점 대학’이라는 비전을 설정한 영남대는 명망있는 세계대학 평가기관이 발표한 평가 결과와 순위에서 좋은 기록을 보이고 있어 이미 지역 대학으로서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남대는 지난해 ‘THE’(Times Higher Education)가 실시한 ‘2016-2017 세계대학평가’에서 890위권에 진입한 국내 25개 대학 가운데 16위를, ‘QS’가 실시한 ‘2016 아시아대학평가’에서는 국내 22위, 아시아대학 128위를 기록했다. 아시아대학 평가 결과는 최근 4년간 22계단 오른 것으로 가파른 상승세다.
특히 논문의 질적 수준을 기반으로 세계대학순위를 평가하는 ‘2016 라이덴 랭킹’(Leiden Ranking)에서는 수학ㆍ컴퓨터 공학 분야에서 세계 50위, 국내 1위를 기록했다. 종합순위와 분야별 순위를 통틀어 세계 50위권 안에 든 국내대학은 영남대가 유일했다.
국내 평가에서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2015년 전국 163개 4년제 대학을 대상으로 교육부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대학구조 개혁평가에서 교육여건, 학생관리, 학생지원, 교육성과, 중장기 발전계획 등 대학경쟁력을 총체적으로 평가한 결과, 최상위 등급인 A를 받았다. 100점 만점 중 97점 이상을 받아 A등급 가운데에서도 최상위권으로, 총 12개 평가항목 전체에서 고르게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으며 대학 경쟁력을 공인 받은 것이다.
서길수 영남대총장은 “영남대가 지난 70년간 한강 이남 최고의 명문 사학으로 명성을 이어왔지만 과거의 명성이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며 “과거의 영광을 뛰어넘어 지속 가능한 대학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혁신해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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