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선모씨 형제 구속 기소
‘CJ 배후설’단서는 발견 안돼
이건희(75) 삼성전자 회장의 ‘성매매 의혹 동영상’을 촬영한 일당이 이 회장 측한테서 9억원을 뜯어낸 사실이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 이 돈은 과거 삼성그룹 비자금 수사 당시 발견된 이 회장의 차명계좌에서 빠져 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이정현)는 28일 이 회장 동영상을 찍은 선모(46)씨를 공갈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선씨에게 동영상 촬영을 지시한 친형 선모(56) 전 제일제당 부장도 지난 14일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촬영) 혐의로 구속기소된 데 이어, 이날 공갈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형제는 2013년 6~8월 동영상을 무기 삼아 이 회장 측에 접근, 두 차례에 걸쳐 6억원과 3억원을 각각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2011년 12월~2013년 6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이 회장 자택과 논현동 빌라를 출입하는 여성들을 통해 동영상을 찍도록 한 뒤, 곧바로 삼성 측에 연락해 거래를 제안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제기된 ‘CJ 배후설’을 뒷받침하는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검찰은 삼성과 CJ가 상속 분쟁을 벌이던 시기에 문제의 동영상이 제작됐고, 선 전 부장이 최근까지 CJ 직원이었다는 점에 주목했지만, CJ그룹 차원의 조직적 개입 정황은 나오지 않았다. CJ는 줄곧 “선 전 부장의 개인적 범행으로 회사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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