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의 움직임이 다시 빨라졌다. 각자 비문(재인)계ㆍ국민의당 호남중진 의원 및 김종필(JP) 전 국무총리,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 등을 잇따라 만나며 ‘비문연대’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종인 전 대표는 28일 민주당 최운열ㆍ최명길 의원,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 등 10여명과 조찬회동을 했다. 회동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늦기 전에 비문연대와 관련한 구체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얘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는 독자 출마를 통해 중도ㆍ보수 공동정부 구성을 위한 초석을 놓겠다는 뜻도 전했다. 최명길 의원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이르면 29일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대표는 최근 김종필 전 총리를 예방하고, 홍석현 전 회장과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박 대표는 “김종인 전 대표가 무언가 역할을 준비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다음주에 한 번 뵙고) 정권교체를 위해 저희 후보를 도와 달라고 요구하고, 그 분 얘기도 들어보려 한다”고 해 연대 추진을 숨기지 않았다.
박 대표는 또 대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3단계 연정론’을 꺼내며 중도ㆍ보수 연대론에 불지피기에 가세했다. 이날 부산에서 열린 국민의당 대선후보 선출 합동연설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1단계로 정체성을 분명히 하면서 자기당 후보가 선출되면, 2단계로 국민이 자동적으로 연합이나 연대ㆍ연정의 길을 만들어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가 “연대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당 안팎에서는 본선을 대비해 안 전 대표와 박 대표가 ‘자강론’과 ‘연대론’으로 역할 분담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바른정당에서도 중도ㆍ보수 연대를 물밑 접촉을 다각도로 시도하고 있다. 김무성 의원은 지난 17일 홍석현 전 회장과 만찬 회동을 했다. 대선후보로 선출된 유승민 의원은 자유한국당과의 연대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 김병준 국민대 교수 등도 중도ㆍ보수 연대에 힘을 보탤 뜻을 내비치고 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부산=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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