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재판서 독대 당시 증언
“靑, KT인사 개입도 비상식적”
황창규(64) KT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청와대 안가에서 독대할 당시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스키단 창단 제안서’가 든 봉투를 직접 건네 받았다고 증언했다.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순실(61)씨와 안종범(58)전 청와대 정책수석 공판에 황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해 2월 18일 박 전 대통령과 독대를 마치고 나가려는데 대통령이 봉투를 주면서 검토해달라고 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봉투 2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봉투에는 최씨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함께 운영했던 조카 장시호(38)씨와 함께 만든 스키단 창단 제안서가 들어 있었다. 황 회장은 “대통령 요청이라서 검토는 했지만, 용역 대금이 높고 역량도 떨어져 보이는 등 수용할 수 없었다”며 제안서가 “전혀 수용할 수 없는 상식 밖의 이야기”였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로부터 받은 인사 청탁에 대해서도 비상식적이라고 비난했다. 황 회장은 “2015년 안 전 수석으로부터 ‘윗선 관심사항’이라며 이동수씨를 KT에 채용해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며 “이씨를 채용하기 위해 ‘브랜드지원센터장’이라는 임시 소규모 조직을 만들었다”고 증언했다. 이씨는 최씨와 차은택(48)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의 지인이다. 그는 “이씨가 입사한 지 8개월만에 안 전 수석이 이씨를 KT 광고업무를 총괄하는 IMC본부장으로 전보해주길 여러 차례 요구했다”며 “청와대 경제수석이 사기업체의 보직 변경을 요구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그 해 12월 안 전 수석이 수 차례 요구해 최씨 지인인 신혜성씨를 채용했다고도 했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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