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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박 전 대통령이 건넨 봉투에 스키단 제안서”

입력
2017.03.2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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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재판서 독대 당시 증언

“靑, KT인사 개입도 비상식적”

황창규 KT 회장이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2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황창규 KT 회장이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2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황창규(64) KT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청와대 안가에서 독대할 당시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스키단 창단 제안서’가 든 봉투를 직접 건네 받았다고 증언했다.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순실(61)씨와 안종범(58)전 청와대 정책수석 공판에 황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해 2월 18일 박 전 대통령과 독대를 마치고 나가려는데 대통령이 봉투를 주면서 검토해달라고 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봉투 2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봉투에는 최씨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함께 운영했던 조카 장시호(38)씨와 함께 만든 스키단 창단 제안서가 들어 있었다. 황 회장은 “대통령 요청이라서 검토는 했지만, 용역 대금이 높고 역량도 떨어져 보이는 등 수용할 수 없었다”며 제안서가 “전혀 수용할 수 없는 상식 밖의 이야기”였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로부터 받은 인사 청탁에 대해서도 비상식적이라고 비난했다. 황 회장은 “2015년 안 전 수석으로부터 ‘윗선 관심사항’이라며 이동수씨를 KT에 채용해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며 “이씨를 채용하기 위해 ‘브랜드지원센터장’이라는 임시 소규모 조직을 만들었다”고 증언했다. 이씨는 최씨와 차은택(48)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의 지인이다. 그는 “이씨가 입사한 지 8개월만에 안 전 수석이 이씨를 KT 광고업무를 총괄하는 IMC본부장으로 전보해주길 여러 차례 요구했다”며 “청와대 경제수석이 사기업체의 보직 변경을 요구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그 해 12월 안 전 수석이 수 차례 요구해 최씨 지인인 신혜성씨를 채용했다고도 했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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