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강경파의 비협조로 ‘오바마케어’ 대체입법에 실패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친인척 등용과 야당에 협조를 구하는 두 갈래 형태로 난국 타개를 모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에게 정부 조직과 경제 분야 개혁을 주도하라는 중책을 맡겼다. 비대하고 비효율적인 연방정부 개혁 임무를 띠고 백악관 내부에 설치된 ‘미국혁신국’ 수장에 임명한 것. 연방정부의 고질적 관료주의에 ‘기업 마인드’를 반영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이 조직의 책임자는 업무 성격상 대통령과 수시로 독대하는 자리여서 향후 백악관 권력관계에서 쿠슈너 고문의 위상을 더욱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의 장녀이자 쿠슈너의 아내인 이방카의 역할도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다.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막내아들 교육을 이유로 뉴욕에 머물면서 생긴 공백을 자연스레 메우고 있다. 주요 회의와 정상회담에 아버지 대통령과 동참하더니, 백악관에 개인 사무실까지 차릴 정도다.
의회 관계에선 야당인 민주당과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보호무역, 인프라투자 확대 등에서는 공화당보다는 민주당 성향이 강한 만큼 주요 공약사항 이행과정에서 민주당 온건파와 손을 잡겠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잡으면 된다는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을 따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머지않은 장래에 나와 민주당도 ‘오바마케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상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대통령이 민주당과의 협력을 진지하게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절대적으로 그렇다”고 답변했다. 그는 또 “(오바마케어 대체입법 실패 후)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ㆍ민주 양당의 많은 인사와 접촉했다. 해법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우리는 기꺼이 그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진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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