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던 시민들이 힘을 모아 버스 밑에 깔린 20대 남성을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윤모(23)씨는 지난 16일 오후 10시25분쯤 경기 부천시 소사구 소사삼거리 횡단보도에서 보행 신호를 받고 길을 건너다 우회전하던 마을버스(21인승) 우측 앞 유리창 등에 부딪혀 밑으로 끌려 들어갔다. 버스 바닥을 보고 누운 상태가 된 윤씨는 도로와 차량 하부 사이에 끼어 옴짝달싹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 역시 머리를 다쳐 피를 흘리는 윤씨를 무작정 빼낼 수도 없었다.
그 순간 한 경찰관이 버스 앞부분을 뒤로 밀어보자고 제안, 버스 승객과 행인 10여명이 모여들었다. 현장에 있던 소방대원들까지 모두 힘을 합치자 8,9톤에 달하는 버스가 서서히 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10여분 만에 무사히 빠져 나온 윤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사실은 경기남부경찰청이 운영하는 공식 페이스북에 게재돼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26일 “자칫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었지만 시민 모두가 협조해 신속하게 구조할 수 있었다”고 했다. 경찰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버스기사 김모(59)씨를 입건하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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