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배터리평가실험실 첫 공개
직접 배터리에 불붙이기도
시험 항목 美보다 2배 많아
“꽝!”
지난 24일 오후 경기 평택시 청호리 LG 디지털파크 제품시험연구소 지하 1층 배터리 평가실험실(랩). 고막을 찢을 듯 강력한 소리가 실험실 전체를 뒤흔들었다. 굉음의 정체는 스마트폰 배터리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충격시험. LG화학이 공급한 G6 배터리 위에 지름 15.8㎜인 쇠막대를 올리고 61㎝ 높이에서 무게 9.1㎏인 쇳덩이를 떨어뜨리는 시험이었다. 쇳덩이에 무지막지하게 눌린 배터리는 너덜너덜해졌지만 폭발하거나 불이 붙지는 않았다.
바로 옆에서는 G6 배터리를 날카로운 못으로 뚫는 관통시험도 진행됐다. 기계의 힘으로 밀려 올라간 못이 용량이 3,300밀리암페어시(㎃h)인 배터리 가운데를 푹 찔렀다. 하지만 폭발이나 연소는 없었다. 반면 LG전자가 녹화한 이전 실험 영상에서 용량 2,800이나 2,900㎃h인 다른 회사 배터리들은 강한 충격이나 관통을 못 버티고 폭발하며 화염에 휩싸였다. 마치 폭탄처럼 배터리도 용량이 클수록 폭발과 연소 위험이 커지는 것을 감안하면 G6 배터리는 상상을 뛰어넘을 만큼 튼튼한 셈이다.
LG전자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운영 중인 배터리 랩을 최초로 언론에 공개했다. 소비자들이 비상한 관심을 쏟는 안전을 강조해 지난 10일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G6 판매에 탄력을 붙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전자의 자부심이 담긴 배터리 랩은 크게 ▦설계상의 안전성 평가 ▦배터리 화재 평가 ▦고장 분석의 3가지 역할을 수행한다.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설계상 안전성 평가를 하지만 직접 배터리에 불을 붙이고 쇳덩이를 떨어뜨리고 못으로 뚫는 등 극단적인 20여가지 차제 시험을 하는 곳은 LG전자가 유일하다. LG전자의 시험 항목은 미국 안전 검증기관 UL(Underwriters Laboratory)의 11가지보다 2배 가까이 많다. 이중 관통시험은 개가 스마트폰을 물어뜯는 상황을 감안해 고안했다. 여기에 LG전자는 강제로 불을 붙여 배터리를 폭발시키는 위험한 시험을 위해 배터리 랩에 높이 8.5m 규모의 연소실까지 만들었다.
김성우 LG전자 수석연구원은 “5년 전부터 직접 안전성을 검증해 LG 스마트폰의 배터리 안전성은 세계 최고”라고 자신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조기 단종 이후 도입한 X-레이 검사 등에 대해선 “우리는 이미 해왔던 시험들이라 새로 추가할 것은 없지만, 안전에 대한 관심이 커진 만큼 검사 샘플 수를 이전보다 늘리긴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LG 디지털파크 G2공장 4층에서는 올해 스마트폰 사업의 명운을 쥐고 있는 G6 조립이 한창이었다. 내달 7일 미국에 이어 중남미에 수출하는 물량도 이곳에서 만들어 하루 생산량은 5만대 수준이라고 한다.
바로 아래층 제품 인정실에서는 양산 전 스마트폰의 품질과 내구성 검증이 진행되고 있었다. 연속낙하, 비틀림, 방수, 수명시험 등 6개월간 1,000여개 테스트를 모두 통과해야 비로소 출시된다. 앞서 이런 혹독한 과정을 거친 G6는 최근 미국 국방부가 인정하는 군사표준규격(MIL-STD 810G)을 획득하는 낭보를 전했다. 군사작전에 사용해도 될 정도로 뛰어난 내구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석종 LG전자 MC글로벌오퍼레이션그룹장(전무)은 “안전함과 튼튼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LG G6는 더욱 엄격한 기준에 따라 품질을 검증하고 있다”며 “G6는 볼수록 매력 있는 제품이라 오래 사랑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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