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경선 앞두고 지지선언
현역의원 조직력 큰 도움 돼
안희정 지사 캠프도 공격적 영입 나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의 분수령으로 꼽히는 호남 경선을 앞두고 당내 현역 의원들의 막판 지지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비문(재인)계’ 인사로 분류됐던 김두관 의원은 문재인 캠프에, 이종걸 의원은 이재명 캠프에 각각 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합류하면서 각 캠프 별 몸집 불리기가 한창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70여명의 전ㆍ현직 의원들로 ‘메머드급 캠프’를 꾸린 데 이어 비문인사들을 잇따라 포섭해 패권 이미지를 씻는데 주력하고 있다. 김 의원은 25일 공동선대위원장 겸 지방균형발전위원장으로 더문캠 합류를 발표하고, 26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김 의원은 이날 “문 전 대표 본선거에서 도우려 했는데 최근 경선 갈등이 커지며 중요한 시기라 생각해 합류했다”고 밝혔다.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문 전 대표의 경쟁자이기도 했던 김 의원은 “5년 전 경선 갈등의 한 가운데 있던 사람으로 정권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최근 지지율 정체에 고전하는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 의원의 합류로 반등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 의원은 25일 기자회견에서 “이재명은 변방파로 중앙정치 기반이 없다. 과도한 차별을 받고 권력의 치졸한 탄압에 시달렸다"며 "그를 지키기 위해 그를 지지한다. 이재명과 함께 적폐 세상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원내대표 출신의 이 의원은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을 예정으로, 지지선언 직후 이 시장의 광주 방문에 동행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당초 ‘작은 선대위’ 기조를 가졌던 안희정 충남지사 측도 공격적인 의원영입에 나선지 오래다. 안 지사는 박영선 의원 등 이른바 비문진영의 의원 20여명과 손을 잡고 호남 일전에 대비하고 있다.
대선주자들의 의원영입 경쟁은 민주당 지지층이 주로 참여하는 당내 경선에서 현역 의원들의 조직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필수적이다. 게다가 당의 최종 대선후보가 확정되면 의원 개별의 지지선언은 의미가 없어지는 만큼 사실상 지금이 캠프 합류의 마지막 기회라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문재인 대세론이 워낙 강해 의원들의 캠프 합류가 지난 대선 때보다 덜 활발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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