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내달 2일부터 8일까지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리는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2 그룹A 출전을 위해 방한한다. 이번 대회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로 펼쳐지며, 북한은 선수 20명과 코치ㆍ지원 인력 10명 등 총 30명의 엔트리를 제출했다.
북한의 이번 대회 참가는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최순실 불똥’이 튄 탓에 국민적 관심이 크게 떨어진 평창 올림픽 분위기를 확산시킬 수 있고, 평화 올림픽 구현을 위한 시발점도 될 수 있다. 이희범(68) 평창 올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평창올림픽 G-1년 언론설명회에서 “평창 올림픽은 평화 올림픽으로 치러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올림픽은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국가와 선수들이 참여할 권리, 의무가 있다. 북한도 예외 없이 참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도 지난 17일 강원 평창에서 IOC 집행위원회를 마친 뒤 북한의 평창 올림픽 출전에 대해 “올림픽은 세계 모든 선수들에게 열려 있고, 모두가 참가할 수 있다”고 답했다.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강릉 세계선수권 참가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회 기간 남북공동응원단도 구성된다. 6ㆍ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와 6ㆍ15강원본부는 200여명 규모의 응원단을 꾸릴 예정이다. 응원단은 관중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간단한 응원 구호, 노래, 동작 등을 펼친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남북 대결은 6일 오후 9시에 열린다. 민간 단체와 강원도는 이번 대회를 통해 평화 올림픽의 물꼬를 트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일부 유관 단체에서 현재 얼어붙은 남북 관계를 핑계로 모처럼 찾아온 남북 공동응원에 급제동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 북한 선수단 관련 관계 기관 업무협의를 진행해 모든 표시에 ‘북한’이라는 용어 비사용, 플래카드에도 ‘환영’, ‘인공기’ 등은 불가 방침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반도 수기를 강원도에서 제작하지 못하도록 했고, 사전 조직적 응원 등 남북 교류 의미 부여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전해졌다. 응원 활동 등도 정부 차원에서 움직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평창 올림픽 조직위는 최근 두 달간 크로스컨트리 월드컵,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선수권, 프리스타일 스키 월드컵, 스노보드 월드컵, 스키점프 월드컵, 사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봅슬레이&스켈레톤 월드컵 등 테스트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를 통해 대회조직위에서도 북한 여자아이스하키팀의 세계선수권 참가는 평창 올림픽을 ‘붐업’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를 모를 리 없는 책임 있는 유관단체에서 시대착오적인 논리를 내세워 평창 붐업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어 여러 관계자들의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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