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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꾸라지형? 개과천선형? 朴은 어떤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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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꾸라지형? 개과천선형? 朴은 어떤 유형?

입력
2017.03.2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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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검찰 포토라인에 섰다. 최순실의 태블릿PC가 세상에 알려진 지 147일, 헌정사상 처음 대통령 직에서 파면 당한 지 11일 만이다.

최씨를 비롯한 국정농단 연루자 대부분은 이미 검찰 또는 특검 포토라인을 줄줄이 지나쳤다. 표정이나 포즈 또는 입에 발린 소회까지 닮아있던 이들은 포토라인을 넘은 뒤 강도 높은 조사와 구속, 재판을 겪으면서 각자 다른 방식으로 변해갔다.

구속 후 혐의를 깨끗이 인정하고 수사에 협조하는가 하면 끝까지 모르쇠로 일관하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포토라인 앞에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라며 짧은 소회를 밝힌 박 전 대통령은 어떤 운명을 맞이하게 될까. 포토라인의 앞과 뒤, 국정농단 피의자들의 변신을 유형별로 분류했다.

#1 ‘본색을 드러내다’ 최순실형

지난해 10월 31일 검찰에 출두하면서 “죽을 죄를 지었다. 용서해달라”고 흐느끼던 최씨는 조사실에 들어서자마자 돌변했다.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은 물론 법정에서 박 전 대통령과 관련된 증언도 거부했다. 온갖 핑계를 들어 특검 조사를 회피하는가 하면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며 고함을 치기도 했다. 시간이 갈수록 포토라인 앞에서 엿보인 평범한 중년 여성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악에 받친 듯 표독스러운 이미지만 남았다. 다른 국정농단 관련자에서 찾아볼 수 없는 그만의 특별한 유형을 ‘최순실형’으로 분류했다.

[최순실형] 지난해 10월 31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포토라인에 선 최순실씨는 고개도 들지 못한 채 시종일관 흐느꼈지만(왼쪽 사진) 얼마 지나지 않아 본색을 드러냈다. 1월 25일 특검에 출석하며 “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라고 고함을 치고(가운데), 차갑고 퉁명스런 표정으로 알 수 없는 미소를 짓기도 했다. 배우한ㆍ김주영ㆍ류효진기자
[최순실형] 지난해 10월 31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포토라인에 선 최순실씨는 고개도 들지 못한 채 시종일관 흐느꼈지만(왼쪽 사진) 얼마 지나지 않아 본색을 드러냈다. 1월 25일 특검에 출석하며 “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라고 고함을 치고(가운데), 차갑고 퉁명스런 표정으로 알 수 없는 미소를 짓기도 했다. 배우한ㆍ김주영ㆍ류효진기자
[초지일관형]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1월 17일 특검 포토라인 앞에 선 모습(왼쪽)과 구속된 후 조사를 받기 위해 1월 22일 특검에 출석한 모습. 안경만 뿔테로 바뀌었을 뿐 당당한 표정은 여전하다. 왕태석ㆍ홍인기기자
[초지일관형]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1월 17일 특검 포토라인 앞에 선 모습(왼쪽)과 구속된 후 조사를 받기 위해 1월 22일 특검에 출석한 모습. 안경만 뿔테로 바뀌었을 뿐 당당한 표정은 여전하다. 왕태석ㆍ홍인기기자
[초지일관형]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왼쪽은 2월 13일 특검 조사를 받기 위해 포토라인에 선 모습, 오른쪽은 구속된 이 부회장이 22일 다시 특검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배우한ㆍ서재훈기자
[초지일관형]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왼쪽은 2월 13일 특검 조사를 받기 위해 포토라인에 선 모습, 오른쪽은 구속된 이 부회장이 22일 다시 특검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배우한ㆍ서재훈기자
[초지일관형] 정유라씨 특혜 입학을 지시한 혐의로 1월 18일 특검에 소환된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왼쪽) 역시 구속된 후 지금까지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오른쪽은 2월 20일 조사를 받기 위해 특검에 출석한 모습. 홍인기ㆍ서재훈기자
[초지일관형] 정유라씨 특혜 입학을 지시한 혐의로 1월 18일 특검에 소환된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왼쪽) 역시 구속된 후 지금까지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오른쪽은 2월 20일 조사를 받기 위해 특검에 출석한 모습. 홍인기ㆍ서재훈기자

#2 ”모릅니다, 아닙니다” 초지일관형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이 여기 해당한다. 김 전 실장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했다는 혐의를 시종일관 부인해 오고 있다. 언론 인터뷰와 국회 청문회를 거쳐 포토라인 앞에서도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데 이어 최근 재판에서는 블랙리스트를 ‘균형 있는 문화예술 정책’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 및 최씨와의 뇌물공여 혐의를, 최 전 총장은 정유라씨의 특혜 입학 지원을 지시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3 “시키는 대로 했을 뿐” 책임회피형

“단 하나도 스스로 판단하고 이행한 적이 없고 모두 박 대통령이 지시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미르ㆍK스포츠재단 강제 모금 등과 관련해 자신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안 전 수석은 검찰 포토라인 앞에선 당당한 목소리로 “잘못한 부분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역시 블랙리스트 작성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김기춘 전 실장의 지시로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정무직 공무원으로서 (윗선의) 지시를 따르지 않기가 어려웠다”는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도 책임회피형에 속한다. 책임회피를 넘어 ‘피해자 코스프레’를 시도한 인사도 있다.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은 최근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로부터 이용당했다고 생각한다. 국민께 사죄 드리고 싶고 침통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책임회피형]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지난해 11월 2일 검찰 포토라인에 서서 “잘못한 부분 책임지겠다”라고 말하고 있다(왼쪽). 오른쪽은 구속된 후 초췌한 얼굴로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는 모습. 신상순 선임기자
[책임회피형]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지난해 11월 2일 검찰 포토라인에 서서 “잘못한 부분 책임지겠다”라고 말하고 있다(왼쪽). 오른쪽은 구속된 후 초췌한 얼굴로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는 모습. 신상순 선임기자
[책임회피형]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역시 블랙리스트 작성이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지시에 의한 것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왼쪽 사진은 1월 17일 특검에 소환되는 모습, 오른쪽은 구속된 후. 홍인기ㆍ서재훈기자
[책임회피형]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역시 블랙리스트 작성이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지시에 의한 것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왼쪽 사진은 1월 17일 특검에 소환되는 모습, 오른쪽은 구속된 후. 홍인기ㆍ서재훈기자
[책임회피형] “윗선의 지시를 따랐을 뿐”이라는 주장을 펴기는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30일 특검 포토라인에 선 김 전 장관(왼쪽)과 1월 18일 특검으로 출석한 모습. 신상순 선임기자ㆍ홍인기기자
[책임회피형] “윗선의 지시를 따랐을 뿐”이라는 주장을 펴기는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30일 특검 포토라인에 선 김 전 장관(왼쪽)과 1월 18일 특검으로 출석한 모습. 신상순 선임기자ㆍ홍인기기자
[책임회피형] 지난해 11월 16일 검찰에 출석한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의 모습(왼쪽)과 2월 22일 수의 차림으로 특검에 소환된 모습이 대조적이다. 서재훈기자
[책임회피형] 지난해 11월 16일 검찰에 출석한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의 모습(왼쪽)과 2월 22일 수의 차림으로 특검에 소환된 모습이 대조적이다. 서재훈기자
[애매모호형]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지난해 11월 8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울먹이고 있다(왼쪽). 그로부터 3일 후 서울 중앙지법에서 수의를 입은 채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후 고개를 푹 숙인 채 걸어나오고 있다. 홍인기기자
[애매모호형]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지난해 11월 8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울먹이고 있다(왼쪽). 그로부터 3일 후 서울 중앙지법에서 수의를 입은 채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후 고개를 푹 숙인 채 걸어나오고 있다. 홍인기기자

#4 ‘겉으론 반성 혐의는 부인’ 애매모호형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자 해외에 머무르다 전격 귀국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은 지난해 11월 인천공항에 도착해 “물의를 일으켜 진심으로 죄송하고 반성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차 전 단장은 구속 후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하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한편으로는 광고업체 강탈 시도 등 횡령을 제외한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15일 열린 재판에서 “입장이 도대체 뭔가”라며 차 전 단장의 모호한 태도를 꼬집기도 했다.

#5 ‘구속 후 달라졌어요’ 개과천선형

검찰 수사를 피해 지인의 집에서 은신하다 체포된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는 삼성에 후원금을 강요한 혐의를 깨끗이 인정했다. 장씨의 변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이모 최씨의 또 다른 태블릿PC를 특검에 제출하는 등 수사에 적극 협조하면서 ‘특검 도우미’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체포 당시 모자를 두 겹으로 눌러쓰고 얼굴 공개를 거부한 장씨는 얼마 전 법정에서 여유롭게 미소를 짓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김영재 원장의 부인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컬 대표는 구속 초기만 해도 호흡곤란을 호소하거나 특검의 강압수사를 주장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이었으나 점차 달라졌다. 특검 수사에 협조해 온 박씨는 20일 열린 재판에서 “특검의 공소 사실을 다 인정하고 법률을 위반한 사실에 대해서도 다 자백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개과천선형]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면서 ‘특검 도우미’라는 별명까지 얻은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는 지난해 11월 19일 체포된 후 포토라인에 설 당시 모자를 눌러 쓴 채 얼굴을 가렸다(왼쪽). 오른쪽은 1월 17일 열린 재판에서 여유로운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 홍인기기자ㆍ사진공동취재단
[개과천선형]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면서 ‘특검 도우미’라는 별명까지 얻은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는 지난해 11월 19일 체포된 후 포토라인에 설 당시 모자를 눌러 쓴 채 얼굴을 가렸다(왼쪽). 오른쪽은 1월 17일 열린 재판에서 여유로운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 홍인기기자ㆍ사진공동취재단
[개과천선형] 김영재 전 대통령 자문의의 부인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컬 대표가 2월 4일 특검 사무실에서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구급차에 실려나가고 있다(왼쪽). 오른쪽 사진은 2월 24일 특검에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TV화면ㆍ신상순 선임기자
[개과천선형] 김영재 전 대통령 자문의의 부인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컬 대표가 2월 4일 특검 사무실에서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구급차에 실려나가고 있다(왼쪽). 오른쪽 사진은 2월 24일 특검에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TV화면ㆍ신상순 선임기자

#6 ‘법망을 요리조리’ 법꾸라지형

우병우 전 청와대민정수석은 검찰과 특검 두 차례에 걸쳐 포토라인에 섰지만 구속만은 피했다. 지난해 11월 검찰 포토라인에 서서 취재진을 쏘아본 우 전 수석은 그날 밤 팔짱을 끼고 웃으며 조사를 받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돼 ‘황제소환’ 논란을 일으켰다. ‘민정수석이 국정농단을 몰랐을 리 없다’는 국민적 의혹에도 불구하고 우 전 수석은 특검 포토라인에 선 채 “(최순실을) 모른다”고 주장했고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구치소를 유유히 빠져나갔다.

재직 중 검찰과 특검 조사를 거부하고 헌재의 탄핵 선고마저 불복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이 구속수사마저 피해 간다면 이 유형으로 분류가 가능하지 않을까.

박서강기자 pindropper@hankookilbo.com

김주영기자 will@hankookilbo.com

[법꾸라지형] ‘법망을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간다’는 뜻의 법꾸라지형으로 분류가 가능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검찰과 특검의 포토라인에 섰지만 구속은 피했다. 왼쪽 사진은 우 전 수석이 지난해 11월 6일 검찰에 출두하면서 취재진을 쏘아보는 모습이고, 오른쪽은 2월 22일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으로 서울구치소를 빠져나가는 장면이다. 배우한ㆍ홍인기기자
[법꾸라지형] ‘법망을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간다’는 뜻의 법꾸라지형으로 분류가 가능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검찰과 특검의 포토라인에 섰지만 구속은 피했다. 왼쪽 사진은 우 전 수석이 지난해 11월 6일 검찰에 출두하면서 취재진을 쏘아보는 모습이고, 오른쪽은 2월 22일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으로 서울구치소를 빠져나가는 장면이다. 배우한ㆍ홍인기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설치된 포토라인에 서고 있다. 국정농단과 관련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 그는 과연 어떤 유형에 속하게 될까. 고영권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설치된 포토라인에 서고 있다. 국정농단과 관련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 그는 과연 어떤 유형에 속하게 될까. 고영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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