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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김진태는 ‘홍준표 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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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김진태는 ‘홍준표 바라기’?

입력
2017.03.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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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당 대선후보에 도전한 4명의 후보들이 24일 오후 MBC 상암스튜디오에서 열린 후보자 경선 토론에 참석한 가운데 시작에 앞서 홍준표 지사와 김진태 의원이 대기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자유한국당 당 대선후보에 도전한 4명의 후보들이 24일 오후 MBC 상암스튜디오에서 열린 후보자 경선 토론에 참석한 가운데 시작에 앞서 홍준표 지사와 김진태 의원이 대기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자유한국당 대선주자 김진태 의원은 요즘 입만 열면 “홍준표”입니다.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 이후 홍준표 경남지사가 보수진영의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자 하루가 멀다 하고 ‘홍준표 때리기’에 나서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를 두고 역설적으로 김 의원에 대해 ‘홍준표 바라기’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김 의원의 ‘홍준표 때리기’는 약 열흘 전부터 시작됐습니다. 홍 지사가 출마 선언 장소를 대구 서문시장으로 발표하자 김 의원은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 대통령을 지우겠다는 분이 박 대통령이 정치적 고비가 있을 때마다 방문했던 대구 서문시장에서 출정식을 연다고 합니다. 홍 지사는 출정식 장소나 바꾸고 박근혜 지우자고 하시길 바란다”고 비판합니다.

독설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운 홍 지사가 “걔(김 의원)는 내 상대가 안 된다”고 일갈하자 김 의원도 이에 질세라 17일 “’애들은 가라’고 하는 홍준표 경남지사는 뱀 장사냐?”라고 직격탄을 날립니다. 그러면서 “품위를 지켜달라”는 고언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김 의원의 홍 지사 때리기는 주말에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홍 지사가 18일 대구 서문시장 출마선언에서 “대법원에서 유죄판결 나면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자살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하자, 김 의원은 즉각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자살을 검토하는 사람도 있나? 억울한 거 있어도 재판으로 풀어야지 자살하겠다면 국민을 상대로 협박하는 격이다. 이거 어디 무서워서 국민 하겠냐”고 비판했습니다.

이후 김 의원은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홍 지사에게 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TV토론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24일 열린 한국당 경선 합동토론회에서 김 의원은 10분 동안 주도권을 쥐고 상대 후보에게 질문을 할 수 있는 시간 대부분을 홍 지사에 할애했습니다.

행보 역시 홍 지사의 뒤를 밟는 모양새입니다. 홍 지사가 18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출마선언을 하자 이틀 뒤 김 의원 역시 서문시장을 방문해 지지자들을 만났습니다. 홍 지사가 22일 부산에서 한국당 경선 합동토론회 후 자갈치시장을 방문한다고 발표하자, 김 의원도 부랴부랴 일정을 추가해 자갈치시장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이만하면 ‘홍준표 바라기’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듯 합니다.

전문가들은 김 의원의 ‘홍준표 때리기’가 고전적인 선거전략이라 말합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후발주자 입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후보와의 대결구도를 부각시킴으로써 본인의 존재감을 강화하는 것은 일반적인 선거전략 방식”이라고 설명합니다.

김 의원의 전략은 실제 여론조사 지표상으로도 효과를 거두는 듯합니다. 리얼미터가 MBNㆍ매일경제 의뢰로 20일~22일 전국 성인남녀 1,531명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2.5%포인트)에서 김 의원이 5.2%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6위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친박계의 지원을 받아 홍 지사와의 대결 구도를 만드는 데는 일단 성공한 듯 보이지만, 김 의원은 ‘극렬 친박’의 대표 주자라는 한계가 분명히 그어져 있습니다. 윤 센터장은 “전국적인 대선주자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네거티브를 넘어서 준비된 정책과 공약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표심을 등에 업고 홍 지사를 추격하는 김 의원의 전략에 국민들이 얼마나 더 호응할지 지켜볼 대목입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상세한 조사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www.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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