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 그린피스 첫 공동 사무총장
“역할 분담이 의사 결정에 도움”
“청정에너지 시대가 목전에 다가온 만큼 한국 정부도 화력발전소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
1971년 출범한 그린피스 국제사무국에서 처음으로 탄생한 공동 사무총장이자 첫 여성 사무총장인 제니퍼 모건(51) 신임 그린피스 공동 국제 사무총장(IED)은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한국 정부의 에너지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24일 한국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그는 “한국 정부가 지금도 화력발전소 6기를 짓고 있으며 앞으로 8기를 더 건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모건 총장은 뉴질랜드 출신으로 남태평양 지역에서 반핵ㆍ해양오염 방지 운동을 해온 여성 환경운동가 버니 맥다이아미드와 함께 지난 1월 그린피스 공동 사무총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주로 기후변화 문제를 연구하고 전략을 세워온 활동가다. 브라질, 중국 등 개도국들의 기후변화 문제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여 왔다. 2015년 12월 파리기후협정으로 각국의 신(新)기후 대비 전략이 중요해진 것도 모건이 그린피스 수장 자리에 오른 배경 중 하나다. 그린피스는 지난해부터 화석연료 감축을 주장하는 국제 캠페인인 ‘브레이크 프리(Break Free)’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경제성 때문에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은 불가피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모건 사무총장은 “미래는 이미 진행 중이고 우리는 해법을 알고 있다”며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는데 장애물은 경제성이나 기술력이 아니라 정치적 의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20여년 이상 환경운동가로 활동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로 2015년의 파리기후협정을 꼽았다. “파리 기후변화회의가 열리던 당시 미국 뉴욕에서 50만명이 기후협정 체결을 요구하며 행진했고, 이는 놀라운 광경이었다”며 정부를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은 시민의 의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공동 사무총장이 된 것과 관련, 그는 “한 역할을 두 사람이 나눠 맡으면서 그린피스는 좀 더 폭넓고 생생한 관점을 갖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 걸로 믿는다”며 “한 명이 조직을 이끌어가는 게 아니라 여러 명이 책임감을 갖고 그린피스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방향 제시로 본다”며 ‘공동’으로 이끄는 조직의 정당성을 설명했다.
미국 뉴저지주 출신으로 대학(아메리칸대)에서 국제정치를 전공했던 그가 환경운동에 뛰어든 계기는 대학 신입생 때 ‘희망을 위한 투쟁’을 읽으면서다. 독일 녹색당의 창당 주역으로 ‘녹색 잔 다르크’로 불리는 페트라 켈리가 쓴 책이다. 그는 “이 책을 밤새 읽으며 환경파괴와 전쟁, 여성에 대한 억압은 공통으로 (자본주의)체제가 야기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돌아봤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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