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신임 주일 미국대사에 금융사업가 출신의 윌리엄 해거티(58)를 지명했다. 일본 외에도 중국(테리 브랜스테드), 러시아(존 허츠먼), 영국(우디 존슨) 등 주요국 미 대사가 속속 임명됐지만 주한 대사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두 달이 되도록 정해지지 않아 한국을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정부 첫 주일 대사로 낙점된 해거티는 사모투자회사 해거티 피터슨의 설립자이자 여러 기업 중역으로 범아시아 통상분야에서 활약한 경제전문가이다. 지난해 트럼프 후보 캠프에 합류한 후 정권 인수위 인선 책임자로 활동했다. 임명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그는 올해 1월까지 주일 대사를 지낸 캐롤라인 케네디의 후임으로 일하게 된다.
해거티는 트럼프 정권의 대표적 ‘지일파’ 인사로 분류돼 왔다. 특히 1980년대 말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몸담을 당시 3년 간 도쿄(東京) 주재원으로 근무한 경험이 주목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미ㆍ일 자유무역협정(FTA) 개정과 관련, 교섭 발판을 마련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이유이다. 하지만 해거티와 함께 일한 호리 코이치 전 BCG 일본 대표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해거티는 철저한 실용주의자로 트럼프 대통령의 보수 노선을 그대로 따르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혀 구체적 행보는 베일에 싸여 있다.
해거티는 일본 근무를 마친 뒤에는 조지 H.W 부시 정권에서 통상정책 업무경력을 쌓았고, 2012년 대선에서는 밋 롬니 공화당 후보 캠프에서 자문 역을 맡았다. 2011~2015년 고향인 테네시주정부의 경제ㆍ지역개발부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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