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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 간섭 싫은 2030, 페북 탈출해 인스타그램 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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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 간섭 싫은 2030, 페북 탈출해 인스타그램 이민

입력
2017.03.2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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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집 탐방이 취미인 직장인 정모(33)씨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이용이 부쩍 늘었다. 원래 페이스북을 주로 썼는데, 음식 사진을 올릴 때마다 페이스북 친구인 상사가 “좋은 거 많이 먹고 다니네”라며 댓글을 달거나 회식 자리에서 화제로 삼았기 때문이다. 정씨는 “페이스북은 다른 사람이 내가 함께 나온 사진을 올리면 나도 자동으로 표시(태그)돼 나도 모르는 새 사생활이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며 “반면 인스타그램은 아직 또래 친구들뿐이라 편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 최연지(26)씨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씨는 2014년 입사 이후 직장으로 얽힌 페이스북 친구가 하나씩 늘다가 급기야 기존 지인보다 많아지자 페이스북 활동을 아예 끊었다. “직장 상사나 동료가 페이스북 친구 신청을 하면 ‘페이스북 안 한다’고 말하고 수락하지 않는다”는 최씨는 “이제 페이스북은 눈팅(직접 활동은 하지 않고 다른 사람 글만 보는 것)용으로만 쓴다”고 말했다.

이들처럼 페이스북을 끊고 인스타그램으로 옮겨가는 젊은 SNS 이용자가 늘고 있다. 페이스북 이용자 층이 40대 이상 중장년으로 빠르게 확대되면서다.

실제로 23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발표한 ‘2016년 인터넷 이용실태조사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0대와 50대의 SNS 이용률은 각각 69.5%, 52.6%로 절반 이상이 SNS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별로 들여다 보면 40대 이상은 네이버 밴드나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에 비해 인스타그램은 거의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스타그램 이용률은 40대가 15.3%, 50대 9.8%, 60대 10%로, 각각 48.8%, 33.7%, 33.2%인 페이스북 이용률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 때문에 최근 인스타그램은 20, 30대에게 직장 상사나 부모, 시댁 등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일종의 ‘도피처’로 인식되고 있다. 직장인 이모(34)씨는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에 비해 광고도 적고 윗사람의 간섭도 없는 청정지대”라고 표현했다. 김모(29)씨도 “지난해부터 페이스북은 주로 뉴스나 정보를 보는 데만 활용하고 일상은 인스타그램으로 공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통하려는 노력을 간섭으로 받아들이는 젊은 세대에게 섭섭함을 토로하는 중장년층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김귀옥 한성대 사회학과 교수는 “부모나 상사가 다른 세대 일상에 관심을 갖는 건 사회적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다만 이런 관심이 상대방에게 간섭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배려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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